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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스포츠를 바꾼다?…美 빅리그에 달린 '호크아이' 위력 [트랜D]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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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다중 이용 시설이 제한되면서 프로야구를 비롯한 많은 스포츠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이어졌습니다. 스포츠 경기가 정상화가 되고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그동안 적용하지 못했던 기술과 데이터 수집이 다시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스포츠는 데이터 활용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선수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경기 시간 단축, 심판 판정에 대한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은 물론 영상 촬영 기술과 3D 시각화, GPS와 각종 센서,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기술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경기 내 판정은 사람의 몫?

프로야구에서 가장 빈번한 논란은 스트라이크 판정입니다. 투수가 던진 공에 대한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사람인 심판이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이 과정에서 스트라이크가 볼로, 혹은 볼이 스트라이크로 잘못 판정되면서 승패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납니다.

빠르면 2024년부터 국내 프로야구에 AI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습니다. 미국 프로야구는 현재 전 구장에서 '호크아이'라는 야구공 추적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호크아이는 테니스에서도 활용하는데 주로 공의 라인 아웃 여부를 판독합니다. 야구 경기장에 설치된 여러 대의 고해상도 카메라로 공의 궤적을 촬영하고 데이터로 처리합니다. 영상을 결합해 공을 3D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영상 인식 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복합적으로 동작합니다.

호크아이로 추적한 테니스 공의 위치. 사진 Hawk-Eye Innovations

호크아이로 추적한 테니스 공의 위치. 사진 Hawk-Eye Innovations

올해 열릴 카타르 월드컵 2022에서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도 도입됩니다. 각종 센서와 GPS 위치 정보를 통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정합니다. 경기장에 십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판정을 내립니다. 이때 데이터는 3D 영상으로 만들어져 정확한 공의 위치와 선수들의 위치를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3D로 시각화 된 오프사이드 판정. 사진 FIFA

3D로 시각화 된 오프사이드 판정. 사진 FIFA

생체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활용

인공지능과 데이터 학습 모델은 선수들의 운동 방법과 경기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한 주립대학에서는 'MLB 야구 선수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머신러닝의 활용'이라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야구는 모든 기록이 데이터로 남습니다. 따라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학습하면 개별 선수가 전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로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분야는 아직 정확도가 높지 않습니다. 야구는 여러 변수가 발생합니다. 아직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 분석으로만 경기의 승자를 예측하는 정확도는 약 60% 정도입니다.

머신러닝은 개별 선수의 투구 속도, 선수의 경기 내 위치 등 여러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백 가지 이상의 경우의 수를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미리 다음 경기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머신러닝을 활용한 스포츠 데이터 활용은 승자 예측보다는 개별 선수의 경기 내 기여도와 가치 등을 평가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축구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검은색 조끼를 유니폼 안에 입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를 선수가 직접 착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입니다. GPS가 부착된 조끼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GPS 기반으로 추적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으로 착용합니다. GPS 웨어러블 조끼를 통해 선수가 경기장에서 뛰었던 속도, 이동 거리를 비롯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난 경기 결과를 복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이 지속해서 데이터를 학습해 향후 경기의 전략 수립에 활용합니다.

GPS가 장착된 웨어러블 조끼. 사진 Skysports

GPS가 장착된 웨어러블 조끼. 사진 Skysports

선수의 모든 동작을 포착하고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모션 캡처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선수의 움직임을 3D로 구현하고 몸에 부착한 센서로 모든 동작을 데이터와 3차원 시각화 기술로 구현합니다. 선수의 신체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므로 재활이나 치료, 부상 방지 등의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경기력 향상에 활용하는 방식도 점차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모든 스포츠의 선수와 팀은 경기력 향상과 실력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데이터로 상대 팀이나 상대 선수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합니다.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예상 결과를 분석하고 의사 결정 내용을 전달해 경기에 활용합니다.

지금까지는 감독, 코치, 심판이 스포츠의 의사 결정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모든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감독과 코치는 인공지능이 내놓은 결과에 따라 전략을 바꾸는 방식이 일반적인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선수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는 인공지능 감독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직접 몸으로 대화하는 스포츠에서 인간미를 제거하는 요소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술을 활용한 기록 단축과 경기 시간 단축 등 현재 스포츠 수준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는 유용합니다. 정확한 판정 등을 통해 승패에 논란이 없어지면 공정한 스포츠 경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이 인간의 스포츠를 모두 잠식하는 것보다 기술을 통해 스포츠를 더욱 재밌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다.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경제와 산업에 대한 3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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