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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노회는 순도 높은 주사파”...이상민 장관 김순호 국장 유임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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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김순호 초대 행안부 경찰국장.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김순호 초대 행안부 경찰국장.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밀정’ 의혹을 받는 김순호 행안부 초대 경찰국장에 대해 인사 조처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8월→10월 변화된 기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가 이날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는 김 국장에 대한 인사문제가 또다시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밀정 의혹이 (언론을 통해) 나간 지 60일 됐다”며 “8월 (행안부 업무보고 때) 질의했고 장관이 ‘인사조치 검토하겠다’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그동안 여러 의견을 들어봤다”며 “인사조치할 특별한 사유를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 국장 교체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밀정 의혹 전말은? 

김 국장 관련 밀정 의혹은 이렇다. 33년 전인 1989년 김 국장이 노동운동 조직인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인노회) 핵심 간부로 활동했다. 이때 김 국장이 동료들을 밀고한 공로로 경찰에 대공 공작 요원으로 특채됐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당시 김 국장이 잠적한 뒤 경찰과 검찰이 인노회를 본격적으로 수사했다고 동료들은 의심했다고 한다. 김 국장은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국장은 “인노회 활동에 환멸을 느껴 잠적했다”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

이성만 의원은 이 장관 발언 직후 “안타깝고 개탄스럽다”면서 “‘밀정’ 의혹이 있는 김 국장을 그대로 두는 건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찰청사 모습. [뉴스1]

경찰청사 모습. [뉴스1]

인노회 이적단체는 아니지만 

반면, 이날 국감에선 인노회가 “순도 높은 주사파(주체사상파)”란 주장이 나왔다. 주사파는 북한 김일성 주체사상을 따르는 반체제 운동 세력을 말한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출신인 민경우 대안연대 상임대표는 이날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인노회가 이적단체 맞냐”는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의 질의에 “법적으론 이적단체 아니지만, 주사파 조직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민 대표는 “법원 판결문을 보면, 인노회 작성 문서엔 약 20쪽에 걸쳐 (한국사회가 미 제국주의의 지배 아래 종속돼 있다는) ‘식민지 반자본주의론’ 등 당시 북한방송 원문을 그대로 게재했다”며 “이건 주사파 중에서도 순도 높은 주사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시 법원 판결문인데 ‘단체의 정치적 이념을 NLPDR(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에 두되 이를 전면에 내세우면 노동자들이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자주민주통일로 해야 한다’ 이렇게 돼 있다”며 “NLPDR은 주사파를 상징하는 혁명 이론”이라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박 의원이 ‘밀정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를 묻자 “분명 정치적 이유”라며 “김 국장을 문제 삼기보다는 경찰국이나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대가 목적이어서 과도하게 (김 국장을 첩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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