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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오입' 꺼내든 이준석 "최근과 데자뷰"…윤리위 겨냥?

중앙일보

입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이승만 정권 시절 사사오입 개헌을 언급하며 "정말 무미건조한 현대사 이야기인데 뭔가 최근과 데자뷔가 되는 지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사오입 개헌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지금도 반올림은 현재 초등학교 5학년에서 가르치는 내용"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그러면 이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기 위해 자유당에서는 갑자기 대한수학회장을 지낸 서울대 수학과 교수에게 가서 개헌정족수에 대한 자문을 구한다"라며 "그래서 135.333333… 가 아닌 135가 정족수가 맞는다는 이야기를 유도해 낸 뒤 그 허접한 논리를 들이밀며 개헌이라는 중차대한 정치적 행위를 해버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여튼 정치적으로 간단한 사안에 대해서 갑자기 '학자'의 권위가 등장하면 의심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유당에서 일부 양심적인 의원들(손권배·김영삼·김재곤·김재황·김홍식·민관식·성원경·신정호·신태권·이태용·한동석·현석호·황남팔)이 탈당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팀플을 하면 열심히 하는 사람 한두 명이 있고 나머지는 잉여화 되는 비율이 거의 일정한 것처럼 그 시절에도 사사오입에 문제제기할 수 있는 인원의 수는 자유당이라는 114석 정당에서도 13명 정도였다"며 "나머지는 그냥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해도 그냥 입 닫고 있어야 할 처지의 '의원'들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왔다.

먼저 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해 대통령실이 음성학자들의 자문을 근거로 일축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동조하는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해외 순방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 발언 속 'OOO'은 '바이든'이 아닌 '(예산을) 날리면'이라고 해명하면서, 국내 음성분석 전문가들에 의뢰해 얻은 결론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으로는 당내 친윤계 주류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4일 대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언급하며 "'윤핵관'이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했을 때 초선의원들은 앞다퉈 추인하며 그것이 사슴이라고 바른말 하는 일부 양심 있는 사람을 집단 린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오는 6일 당 중앙윤리위원회 추가 징계 심의를 앞두고 윤리위의 정무적 판단을 지적한 것이라고 봤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여기서 곁다리 정보를 얹자면, 이 사사오입 개헌을 막기 위해 단상에 올라가 국회부의장의 멱살을 잡으며 '야 이 나쁜 놈들아'를 외쳤던 분이 소석 이철승 선생"이라며 글을 마쳤다.

여기에서 이철승 선생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한 이양희 윤리위원장의 부친이다. 이에 비상식에 맞선 부친과 비교해 이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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