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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 그냥 갔는데…불붙은 차 본 아버지와 딸의 훈훈 행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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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길마재터널에서 앞선 차량의 우측 뒷바퀴에 불이 나자 진화하기 위해 달려온 뒤 차량 차주. 사진 보배드림 캡처

지난달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길마재터널에서 앞선 차량의 우측 뒷바퀴에 불이 나자 진화하기 위해 달려온 뒤 차량 차주. 사진 보배드림 캡처

터널에서 앞선 차량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진화에 도움을 준 부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사고차량의 주인 A씨는 불이 난 자신의 차량 진화를 도운 한 중학생과 그의 아버지의 선행을 알렸다.

A씨에 따르면 추석 연휴 다음 날인 지난달 13일 오후 4시쯤 A씨는 당시 용인서울고속도로에서 차량을 몰던 중 타는 냄새를 맡고 정차할 곳을 찾기 위해 서행했다. 그는 “2007년식 차량으로 주행 거리가 25만㎞였고, 최근 계기판에 여러 이상 징후가 나타나 차에 불이 난 거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있었다”며 “서행하며 차를 정차할 곳을 물색하는 동안 다른 차량은 내 차를 추월했지만, 흰색 차는 계속 내 차를 따라오고 있었다”고 했다.

A씨의 차는 결국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길마재터널에서 모든 기능이 정지되면서 정차했고, A씨가 차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우측 뒷바퀴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

A씨는 “그 순간 뒤따라오던 차에서 40대로 보이는 남자와 딸로 보이는 학생이 내려 내 차로 달려왔다"며 "차의 우측 뒷바퀴 부분은 붉은빛이 타오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차량이 폭발할까 두려워 뒤로 물러났지만, 달려온 남성과 학생은 터널에 비치된 소화기 5개를 사용해 진화에 나섰다.

부녀의 도움으로 위험한 상황은 모면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함께 화재를 진압해 위험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다른 차들은 모두 차로를 변경해 제 갈 길을 갔지만, 부녀는 내 안전을 위해 따라왔다”며 “나라면 불이 나기 시작한 차에 가까이 가지 못했을 것이다. 부녀의 행동에 찬사를 보내며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A씨는 그러면서 “상황이 정리되고 귀가한 뒤 어렵게 받아낸 전화번호로 감사 인사를 드렸다. 조그만 선물이라도 하고 싶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으나 극구 사양하셨다”며 부녀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도 했다. A씨는 이 남성이 국립국악관현악단 소속 단원이고 여학생은 한 국립예술중 재학생이라며 “남성분이 속한 직장에라도 이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 사연은 지난달 14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신문고 ‘묻고답하기’에도 올라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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