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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伊총선 우파연합 승리…멜로니, 첫 극우·여성 총리 유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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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로마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로마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우파 연합에서 최대 지분을 갖고 있고, 가장 많은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탈리아형제들(Fdl·극우)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탈리아 총리가 될 것이 유력해졌다.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는 출구조사 결과 우파 연합이 41∼4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로 인식되는 득표율 40%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에 따라 우파 연합은 하원 400석 중 227∼257석, 상원 200석 중 111∼131석 등 상·하원 모두 넉넉하게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우파 연합은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Fdl(극우)와 마테오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동맹(Lega·극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중도우파) 등 세 정당이 중심이다.

정당별로는 Fdl이 22∼26%, 동맹이 8.5∼12.5%, 전진이탈리아가 6∼8%를 기록했다.

반면에 총리를 지낸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은 25.5∼29.5% 득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민주당이 17∼21%로 Fdl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세력 규합에 실패하면서 우파 연합의 집권을 막지 못했다. 민주당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주요 야당 세력으로서 차기 정부를 견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좌파에 속하지만 독자 행보를 택한 오성운동(M5S)이 13.5∼17.5%로 정당 득표율 3위를 차지했다.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 결과에서도 일치하는 것으로 나올 경우 우파 연합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Fdl의 멜로니 대표가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세 정당은 지난 7월 27일 최다 득표를 한 당에서 총리 후보 추천 권한을 갖기로 합의하며 교통정리까지 끝낸 상황이다.

멜로니 대표가 총리에 오르면 이탈리아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집권한 첫 극우 성향 지도자가 된다.

멜로니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살비니 상원의원은 "지지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멜로니는 2014년 Fdl 대표로 선출된 뒤 반이민과 반유럽연합(EU), 강한 이탈리아 등 선명한 극우 색채를 바탕으로 지지세를 확장해왔다.

2020년 2월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는 정부 방역 규제에 반기를 들어 규제를 둘러싼 찬반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2월 출범한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거국 내각에 불참하고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해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드라기 내각이 결국 붕괴하고 조기 총선 체제로 접어들면서 유일한 야당이었던 Fdl의 멜로니 대표는 반정부 표를 대거 흡수하며 총리 등극을 눈앞에 두게 됐다.

멜로니가 이끄는 Fdl은 2018년 총선에선 지지율이 4%대에 그쳤으나 이번 조기 총선에선 출구조사 결과 최대 26%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나 제1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총선을 통해 이탈리아는 5년 임기의 하원 의원 400명, 상원 의원 200명을 새롭게 선출한다.

이번 총선 최종 투표율은 64%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저였던 2018년 총선의 73%보다 크게 하락한 것이다.

새 국회 개원일은 10월 13일이다. 이에 따라 1946년 이후 68번째가 될 차기 정부는 아무리 일러도 10월 말에 구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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