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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지율 28%, 외교 행보 논란 탓 한 주 만에 20%대로 떨어져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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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호 03면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 파문

유엔총회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뉴욕을 떠나면서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1억 달러 공여를 약속했다면서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들…” 설화 논란을 빚었던 바로 그 행사다.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 즉 국회 다수 의석의 거대 야당을 지칭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윤 대통령의 글에도 이 같은 입장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를 방문해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을 만나고 동포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순방 일정을 이어갔다.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하지만 윤 대통령의 설화는 곧바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조사해 23일 발표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로 전주(33%)보다 5%포인트 낮아지면서 한 주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갔다. 반면 부정 평가는 59%에서 61%로 2%포인트 오르면서 다시 60%대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부정 평가 이유 중에는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 논란과 영국 여왕 조문 취소 등 정상 외교 일선에서의 처신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의 해외 순방은 직무 평가에 플러스가 되지 못했다”며 “이는 지지율이 반등했던 전임 대통령들의 취임 첫해 외국 방문 때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밝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의 뉴욕 외교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일본에서도 불거졌다. 아사히신문은 23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21일 약식 회담에서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며 회담 뒷얘기를 전했다. 신문은 배석자들을 인용해 “약 30분간 진행된 대화에서 기시다 총리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말이 없었던 반면 윤 대통령은 열심히 설명을 계속하며 회담이 단시간에 끝나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려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거듭 있었고, 이에 일본 측은 “이 시간, 이 장소가 아니면 무리다. 그래도 온다면 (만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한다. 이를 한국 측이 받아들였고 결국 윤 대통령이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일본대표부 빌딩을 방문하는 것으로 조율이 됐다는 것이다. 회담 참석자 중 한 명은 당시 회담장 앞에 있던 일본 취재진에 “이쪽(일본)은 만나지 않아도 되는데 만났다. 한국이 일본에 빚을 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도 회담이 끝난 뒤 주변 인사들에게 “상대방(윤 대통령)도 의욕은 보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솜씨를 지켜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윤 대통령의 설화 논란에 무대응 기조를 보였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켜진 마이크(hot mic)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변인은 “한국과의 관계는 굳건하며 증진하고 있다”며 “양국 정상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유익하고 생산적인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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