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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부르고 드론 띄우고…OTT 기업이 팬 미팅 여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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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넷플릭스 콘텐트를 볼 때 나오는 익숙한 소리. 이어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주인공 밀리 바비 브라운과 배우 제이미 폭스가 가상 무대에 등장한다. ‘오징어 게임’의 주연 이정재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패뷸러스’ 출연 예정인 샤이니 민호도 나타난다. 넷플릭스가 오는 24일 열리는 자사 팬 이벤트 ‘투둠’(Tudum)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14일 공개한 티저 영상의 일부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언제라도 빠져나갈 수 있게 된 이용자를 붙잡기 위한 ‘팬 서비스’의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지난 14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투둠'(Tudum)의 공식 예고편. 사진 넷플릭스 유튜브

지난 14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투둠'(Tudum)의 공식 예고편. 사진 넷플릭스 유튜브

넷플릭스, ‘24시간 스트리밍’ 이벤트 개최

투둠은 넷플릭스를 켤 때 나오는 효과음의 영어식 의성어다. 올해 두 번째 열리는 투둠은 넷플릭스 영화와 드라마에 참여한 배우, 제작진 등이 나와 작품을 소개하고, 미공개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비대면 행사다. 120여 편의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 관련 소식이 24시간 동안 영상으로 송출된다.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인기 드라마로 넷플릭스의 실적 상승을 이끈 한국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 행사의 첫머리를 장식할 예정이다. 넷플릭스 측 관계자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맞춰 버추얼(가상) 팬 이벤트를 열었던 게 시작”이라며 “전 세계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개돼 전 세계 스트리밍 1위를 기록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장면. 사진 넷플릭스

지난해 공개돼 전 세계 스트리밍 1위를 기록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장면. 사진 넷플릭스

‘IP 제국’ 디즈니의 팬 서비스

이러한 글로벌 팬 미팅은 앞으로 콘텐트 업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콘텐트 기업 중 하나인 디즈니는 2년에 한 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D23 엑스포’를 개최한다. D23은 디즈니의 공식 팬클럽 이름이다. 디즈니는 이 행사에서 사업 계획 발표와 더불어 팬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디즈니 작품을 독점 스트리밍하고 있는 디즈니+도 팬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디즈니+는 매년 5월 ‘내셔널 스트리밍 데이’(National Streaming Day)에 맞춰 특별 제작한 영상과 차기작의 예고편 등을 공개한다. 특히 스트리밍 데이마다 공개되는 ‘웰컴 영상’은 화려한 드론 쇼로 유명하다. 디즈니가 지식재산권(IP)을 소유하고 있는 ‘어벤저스’의 캡틴 아메리카 방패, ‘스타워즈’의 아기 요다와 다스베이더 가면 등이 밤하늘에 수놓아진다. 1만 6000개 이상의 IP를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가 팬들을 붙잡는 방식이다. 디즈니코리아 측 관계자는 이러한 행사를 여는 이유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팬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게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지난해 5월 공개한 '웰컴 영상'의 드론 쇼. 사진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가 지난해 5월 공개한 '웰컴 영상'의 드론 쇼. 사진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OTT 기업들의 ‘멤버십 전쟁’

글로벌 OTT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팬 이벤트를 여는 건 우선 이용자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고, 서비스 재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OTT는 8개(넷플릭스, 디즈니+, 시즌, 애플TV 플러스,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 티빙)에 달한다. 여기에 엔데믹 시기가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OTT 이용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글로벌 1위 OTT 넷플릭스도 지난 1분기 가입자 수 20만명이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97만명이 빠져나가는 등 부진에 빠졌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존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는 게 필수가 된 상황이다.

OTT 기업은 팬 이벤트를 통해 콘텐트의 제작과 배급, 홍보까지 수직계열화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멤버십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다른 플랫폼에 이용자를 뺏기지 않으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 교수는 “기업이 일종의 종교가 되어 자사 팬덤의 소속감과 결집력을 높이는 행사를 계속 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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