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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추대론'이 역풍 불렀다…이용호 42표에 술렁인 용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 의원은 과반을 간신히 넘긴 61표로 당선됐다. 김경록 기자

지난 1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 의원은 과반을 간신히 넘긴 61표로 당선됐다. 김경록 기자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19일)에서 ‘주호영 추대론’에 반기를 들며 42표를 얻어낸 이용호 의원의 선전에 술렁대고 있다.

선거 막판 ‘윤심’이 거론되며 당내 중진들이 출마를 접고 주호영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주 의원의 당선 득표수(61표)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의원은 20일 “내심 이 의원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30표는 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만약 주 의원이 일방적으로 압승을 했다면 보기가 더 좋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차라리 그냥 놔누는게 나았을 뻔 했다”고 말했다. 일부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한 ‘주호영 추대론’이 오히려 역풍을 불렀다는 불만이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선출됐을 당시 경쟁자였던 조해진 의원(21표)보다 정확히 2배의 표를 받았다.

과연 윤심은 있었나 

대통령실은 거듭되는 ‘윤심 논란’에 대한 우려로 이번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선 여당 의원들에게 ‘윤심’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친윤계 의원들이 앞장서 주 의원 ‘추대론’을 제기하긴 했지만, 각자가 해석하는 ‘윤심’으로 받아들여졌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중진 의원들이 직접 윤심을 묻기도 했지만, 입장이 불명확해 그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선 “윤심이 없다”는 입장을 선제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주장과 “그러면 더 큰 오해를 낳는다”는 주장이 맞부딪치기도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심은 말해도 문제, 또 말을 하지 않아도 문제 아니겠냐”며 “특히 이번 선거에선 고심이 깊었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 내에선 결과론적으로 ‘주호영 원내대표’가 결국 윤심이란 관측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의원들 “우린 예측했던 결과”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의원이 얻은 ‘42표’에 대해 “42명의 여당 의원이 모두 비윤계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면서도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려 대통령실과 여당 간의 간극을 좁혀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주 원내대표를 예방한 이진복 정무수석은 “고위 당정협의회는 있는데 실무 당정협의회가 없어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실과 여당 실무자 간 협의를 확대하는 실무당정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그럼에도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대통령실이 아직 당내 분위기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불만이 여전하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선 이 의원의 선전은 예측됐던 것”이라며 “이런 당내 분위기가 대통령실에 왜곡 없이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도 “대통령실이 소위 ‘윤핵관’이란 의원들하고만 얘기한다는 인상을 주면 곤란하다. 당심을 폭넓게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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