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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사법처리 예고한 尹…검찰총장 90분 초고속 임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0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이원석 검찰총장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임명 의사를 기자들에게 밝힌 뒤 실제 임명장을 주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그동안 의사 피력 후 재가, 임명장 수여까지 시간 여유를 뒀는데 이날은 속전속결로 절차를 밟았다.

오전 9시 용산 청사로 출근하던 윤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검찰총장과 공정거래위원장을 임명하나’라는 물음에 “정부 구성이 많이 늦어졌다는 지적도 있고, 인사청문 과정에서 국민께서 이분들의 자질과 역량에 대해 이미 판단했을 거로 생각한다”며 “오늘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후, 집무실로 올라간 윤 대통령은 12분 뒤 대변인실을 통해 “조금 전 한 위원장과 이 총장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고 공지했다.

임명장 수여식도 바로 열렸다. 오전 10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어려움이 많으신데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장에게도 임명장을 주며 “고맙다”고 말했다.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 이번이 12번째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참모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참모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전날 윤 대통령이 전임 정부 시절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비리실태에 대해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거론했던 까닭에, 이날 초고속 임명은 더욱 주목을 샀다. 이를 두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국민의 나라’에는 검찰과 재벌만 있나”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총장을 두곤 “대통령,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을 하나의 직통 라인으로 만들려는 윤 대통령의 마지막 퍼즐”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도 검찰을 정권 안위의 방패와 정치보복을 위한 칼로 전락시킬 것임을 확인시켜줬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 관련 수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구성이 시급하고, 특히 국민 안전의 공백이 없어야 하기에 해외순방 전에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을 두곤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지난해 스토킹 방지법을 제정·시행했지만, 피해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출장을 떠나기 전에 법무부가 이 제도를 더 보완해 이러한 범죄가 발 붙일 수 없게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스토킹 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결과(13~15일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9%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9월 1주차, 27%) 대비 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긍정평가가 30%대를 회복한 건 갤럽 기준으로 7주 만이다. 부정평가도 지난 조사 대비 4%포인트(63%→59%) 줄었다. 한국갤럽은 “7월 초부터 부정 평가 이유에서 줄곧 20% 넘는 비중을 차지했던 인사 문제가 이번 주에는 11%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국민의힘이 38%, 민주당이 31%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 지지도는 2%포인트 올랐고, 민주당 지지도는 3%포인트 내렸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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