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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카일러 머리·구영회, 올 NFL 무대도 흔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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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애리조나 카디널스 쿼터백 카일러 머리와 애틀랜타 팰콘스 키커 구영회(아래 사진). 새 시즌 NFL 무대서 맹활약을 예고한 한국계 선수들이다. [로이터·AP=연합뉴스]

애리조나 카디널스 쿼터백 카일러 머리와 애틀랜타 팰콘스 키커 구영회(아래 사진). 새 시즌 NFL 무대서 맹활약을 예고한 한국계 선수들이다. [로이터·AP=연합뉴스]

미국프로풋볼(NFL)은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다. 2022시즌 NFL은 9일 버펄로 빌스와 로스앤젤레스 램스의 맞대결로 개막한다. 팀 당 18라운드 치른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수퍼보울을 통해 챔피언을 가린다.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한국계 쿼터백 카일러 머리(25)가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7월 애리조나와 5년간(2024~28시즌) 최대 2억3050만 달러(약 3200억원)에 재계약했다. 4년 차 쿼터백으로는 이례적인 초대형 계약이다. 머리의 연봉(4610만 달러)은 애런 로저스(그린베이 패커스·5030만 달러), 러셀 윌슨(덴버 브롱코스·4900만 달러)에 이어 쿼터백 연봉 랭킹 3위에 해당한다.

키 1m78㎝, 몸무게 94㎏의 머리는 1m90㎝대 거구 쿼터백이 득세하는 NFL에서 아담한 축에 든다. 쿼터백은 축구의 중앙 미드필더 같은 ‘중원사령관’이다. 동료에게 정확한 패스를 보내기 위해선 큰 덩치에 힘이 세고, 팔이 길어야 유리하다. 머리는 보기 드문 ‘멀티형 쿼터백’이다. 패스를 시도하다 전방에 공간이 보이면 폭발적인 스피드로 직접 공을 들고 뛰어 전진한다. 2019시즌 프로에 데뷔한 머리는 세 시즌 동안 46경기에 출전해 70차례 터치다운 패스(성공률 66.9%), 러시 터치다운 20회, 평균 3800 패싱 야드와 600 러싱 야드 등을 기록하며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애리조나 카디널스 쿼터백 카일러 머리(위 사진)와 애틀랜타 팰콘스 키커 구영회. 새 시즌 NFL 무대서 맹활약을 예고한 한국계 선수들이다. [로이터·AP=연합뉴스]

애리조나 카디널스 쿼터백 카일러 머리(위 사진)와 애틀랜타 팰콘스 키커 구영회. 새 시즌 NFL 무대서 맹활약을 예고한 한국계 선수들이다. [로이터·AP=연합뉴스]

머리는 대학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야구(MLB)와 NFL 드래프트에서 모두 1라운드에 뽑히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8년 MLB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명된 그는 야구를 포기하고 이듬해 NFL 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었다.

머리의 외할머니는 한국인이다. 머리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엔 영문 ‘그린라이트(Green light)’와 한글 ‘초록불’이란 글귀가 나란히 적혀 있다. 선수 인생에 청신호를 켜겠다는 뜻이다. 한국인과 흑인의 혼혈인 머리의 어머니 미시(47)는 결혼 전 이름이 미선이였다. 그는 NFL 데뷔전 기자회견에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참석해 화제가 됐다.

머리와 더불어 한국계 키커 구영회(28·애틀랜타 팰컨스)도 새 시즌 활약을 꿈꾼다. 구영회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와 5년 2425만 달러(약 335억원)에 재계약했다. 키커로는 평균 연봉 기준 리그 전체 2위다. 구영회는 지난 시즌 필드골 성공률이 93.1%나 됐다.

서울에서 태어난 구영회는 12세 때인 2006년 미국 뉴저지로 이민했다. 영어보다 미식축구를 먼저 배웠고, 조지아 서던대를 거쳐 2017년 로스앤젤레스 차저스에 입단하며 한국인 최초 NFL 선수가 됐다. 그러나 실력 부족으로 한 달 만에 방출됐다. 이후에도 줄기차게 테스트에 참가한 그는 2019년 애틀랜타에서 다시 주전을 꿰찼다. 국내 팬들은 구영회를 ‘NFL의 손흥민’으로 부른다. 손흥민처럼 날카로운 오른발 킥이 주 무기인 데다 등 번호도 같은 7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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