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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다시 감소세, 한달새 22억달러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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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나라의 외화 곳간에서 빠져나간 외화만 266억9000만 달러(약 36조6000억원)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변 여건은 만만치 않다. 원화가치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단기 외채 비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각종 경고 신호가 일제히 들어오면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 달러로 7월 말(4386억1000만 달러)보다 21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하다 지난 7월 소폭 증가세(3억3000만 달러)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외환보유액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 달 만에 94억3000만 달러가 줄어들며 월 감소 폭으로는 2008년 11월(-117억5000만 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4631억2000만 달러)보다 266억9000만 달러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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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외환보유액 감소 원인을 강달러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1973=100)는 지난달 2.3% 올랐지만 유로화(-1.7%)와 파운드화(-4.2%), 엔화(-3.2%) 등 다른 통화는 가치가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외화자산 중 달러 외의 기타통화 자산 비중은 31.7% 수준이다.

원화가치 방어를 위해 보유하던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판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 올해 1분기 외환시장에서 83억1100만 달러를 내다 팔았다. 특히 지난달에는 원화가치가 달러당 1298.3원(8월 5일·종가기준)에서 1350.4원(8월 29일)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심했다. 지난달 은행 예금 성격의 외화 예치금에서만 53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외환보유액 절대 규모로도 7월 말 기준(4386억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인 데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도 과거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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