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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240번’ 이유미, 아시아 배우 첫 에미상…“너무 행복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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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240번 지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유미가 4일(현지시간)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 여우게스트상을 받은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240번 지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유미가 4일(현지시간)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 여우게스트상을 받은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세계적 인기를 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 4관왕을 달성했다. 비영어권 작품이 수상한 첫 사례다.

4일(현지시간)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 시상식(Creative Arts Emmy Awards)에서 ‘오징어 게임’은 후보에 오른 7개 부문 중 여우게스트·시각효과·스턴트·프로덕션디자인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미국 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가 1949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에미상은 기술 부문에 상을 수여하는 ‘크리에이티브 아츠’ 시상식과 배우·감독 등을 대상으로 하는 주요 부문 시상식을 나눠서 진행한다. ‘오징어 게임’은 오는 13일(한국시간) 열리는 주요 부문 시상식에도 작품·연출·극본·남우주연·남우조연·여우조연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배우 이유미가 여우게스트상 수상자로 호명된 것을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이란 제목이 네 차례 울려 퍼졌다. 게스트상은 시리즈물 중 한 회에서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에게 주는 상으로, 이유미는 ‘석세션’(HBO)의 호프 데이비스, ‘더 모닝 쇼’(애플TV)의 마샤 게이 하든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에미상을 품에 안은 배우가 됐다.

이유미는 극 중 게임에 참가한 240번 지영 캐릭터를 맡아 분량은 많지 않지만, 삶의 의지를 상실한 듯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시상식 후 SNS를 통해 “지영이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 너무 행복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240번 지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유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240번 지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유미. [사진 넷플릭스]

특수시각효과 부문에서는 7화 ‘VIPS’ 편을 작업한 VFX(Visual Effects) 기술진이 수상했다. 스턴트퍼포먼스상과 프로덕션디자인상은 각각 4회 ‘쫄려도 편먹기’로 후보에 오른 스턴트 배우들과 6화 ‘깐부’로 후보에 오른 미술팀에게 주어졌다.

특수효과·스턴트·미술 등 그간 주로 화면 뒤에 있던 다양한 기술 분야의 공로가 높이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의 의미는 크다. 특히 스턴트의 경우 국내에서도 해당 분야에 수여하는 상이 없다. ‘오징어 게임’의 무술을 담당한 ‘베스트 스턴트 팀’의 임태훈 무술팀장은 이날 통화에서 “배우들 뒤에서만 일하는 직장이지만, 스턴트라는 직업을 알리는 데 조금 도움이 된 것 같다. 지하에 살고 있다가 1층으로 살짝 올라온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수시각효과상을 받은 정재훈 걸리버스튜디오 사장은 이날 서면 소감에서 “할리우드와 비교하면 불모지나 다름없던 VFX 분야에서 아시아 최초로 이런 큰 상을 받은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더 정진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밝혔다. 프로덕션디자인상을 수상한 채경선 미술감독은 “보물 같은 소중한 미술·소품·세트팀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턴트·특수효과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해외에서 배우고 싶어할 정도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상을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13일에 시상하는 작품상·감독상 등의 수상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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