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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이재명과 '귓속말 투샷'…날세우던 '비명'도 엄호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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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당대회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날을 세웠던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이재명 지키기’에 하나둘씩 뛰어들고 있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6일 오전 소환 조사를 통보하면서다.

비이재명계로 유일하게 지도부에 입성한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먼지떨이 망신주기 수사 만행이 야당 대표를 향해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며 검찰을 강하게 성토했다. 그러면서 “야당과의 협치나 입법부의 존중, 이런 것 따위는 내팽개쳐버린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야당 대표를 무리하게 흔들어대고 있는 이런 모습들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틀 전 최고위원회의에선 “지금은 당헌 개정이나 장관 탄핵 같은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거대권력 횡포에 휘둘리고 있는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며 당내 친이재명계 강경파와 선을 그었다. 그런 고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을 강하게 비판하는 걸 두고 당내에선 “사안별로 다른 것이다. 검찰의 부당한 탄압에 대해선 친이재명계·비이재명계가 따로 없다”(친문재인계 의원)는 말도 나왔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1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1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실제 전날 오후 본회의장에선 고 최고위원이 이 대표와 귀엣말을 주고받거나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모습이 거듭 포착됐다. 검찰이 이 대표 측에 출석 요구를 전한 직후였다. 고 최고위원은 전날 본회의 산회 이후엔 TBS라디오 전화 인터뷰에서 “검찰 공화국의 칼날을 그냥 무차별적으로 찔러대고 있다. 국민들께서는 ‘21세기에 마치 독재 정권 시절이 되살아난 것처럼 이 정부가 하고 있구나’ 생각하실 것”이라며 ‘이재명 엄호’ 최전선에 직접 나섰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직접 돕지 않았던 김태년 민주당 의원 역시 “윤석열 정권,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를 마구잡이 수사해봤자 그들이 얻는 건 없다. 검찰이 제기한 혐의는 이미 여러 증언과 실증으로 충분히 사실이 아님이 입증되었다”며 “그런데도 일단 소환부터 해서 망신이라도 주겠다는 속내가 졸렬하기 짝이 없다. 그러면 바닥에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나”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 다른 비이재명계 의원들 역시 이 대표 소환 통보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야당 대표를 소환하려면 다른 이유라도 있어야지, 선거 때 공방을 주고받은 정도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엮는 게 말이 안 된다”(수도권 재선 의원)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비이재명계 의원들이 검찰의 이 대표 소환을 계기로 당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친문재인계 의원은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만큼은 친문재인계·친이재명계 가리지 않고 함께 어깨 걸고 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검찰의 어설픈 보복 수사가 거듭되면 될수록 야당 내부의 결속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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