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지율 급락 日기시다...통일교 논란에 "솔직하게 사과드린다"

중앙일보

입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해제 첫날인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국장 문제, 통일교와 자민당 유착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아베 전 총리 사망 후 정권 지지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국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각료 등을 포함해 자민당 국회의원이 '해당 단체(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던 것이 아니냐'고 국민으로부터 계속 우려, 의심의 목소리가 있다"며 "자민당 총재로서 솔직하게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집권당으로서 설명 책임을 다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엄정한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조치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에게 ▶자민당 소속 의원 개개인의 통일교와의 관계를 정리해 공표할 것 ▶국회의원은 진지하게 반성하고 통일교와 관계를 끊을 것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단체와 관계를 갖지 않도록 규정 강화 등 3가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내달 27일 치러지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國葬)에 대해서는, 그가 역사상 최장 기간 총리였다는 점, 미·일 관계 강화 등 외교적 공적을 남긴 점 등을 국장 결정의 이유로 설명했다.

이어 "국민에게 조의(弔意)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의견과 함께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장 실시를 결정한 총리로서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정중한 설명에 전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회 폐회 중 심사에 참석해 국장의 의의를 국민들에게 다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개각' 카드에도 지지율 계속 떨어져

일본에서는 지난달 8일 아베 전 총리가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사망한 후 통일교를 둘러싼 논란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아베 전 총리를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져 거액의 돈을 교회에 바치면서 가정이 파탄에 이르렀고,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그를 노렸다고 진술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는데 반대하는 시민들이 지난 16일 도쿄 시내에서 가두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는데 반대하는 시민들이 지난 16일 도쿄 시내에서 가두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후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내 여러 정치인들이 이 종교와 인연을 맺고 선거 지원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커졌다. 정부 각료들과 통일교와의 연관성이 드러나자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 개각을 단행했지만 새로 임명된 관료의 상당수도 통일교와 연결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정권 지지율은 급락하는 중이다. 아사히신문이 27~28일 실시한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10%포인트 떨어진 47%로 집계됐다. 마이니치신문의 지난 20~21일 조사에선 지난달 대비 16%포인트 급락한 36%로 나타나, 같은 조사 기준으로 지난 10월 내각 출범 후 최저를 기록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이날 회견에서 현재 2만 명으로 설정된 하루 입국 허용 인원 상한을 9월 7일부터 5만 명으로 늘리고 동행 안내원(가이드)이 없는 단체 관광 입국을 허용하는 등 입국 규제를 순차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