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추석, 돈 걱정이 앞서” 중기 넷 중 한곳 자금난…고금리 ‘이중고’

중앙일보

입력

추석을 앞두고 '2022 추석맞이 우수중소기업·농특산품 선물박람회'가 지난 28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송봉근 기자

추석을 앞두고 '2022 추석맞이 우수중소기업·농특산품 선물박람회'가 지난 28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송봉근 기자

“추석이 다가오는데 기대보다는 돈 걱정이 앞섭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매출 탓에 쌓아 둔 돈도 없고, 금리도 올라 추가 대출을 받는 것도 부담스럽네요.”

강원도에서 식품업체를 운영하는 A사장은 29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하소연했다. 명절 앞 직원 상여금 지급과 거래업체의 대금 결제 압박으로 자금이 더 필요하지만 ’곳간’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처럼 올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 넷 중 한 곳꼴로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금융기관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0~23일 9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진행했더니 기업 26.2%가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기업들은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복수 응답)으로 ▶판매·매출부진(67.4%) ▶원·부자재 가격 상승(58.1%) ▶인건비 상승(33.5%) 등을 꼽았다. 또 수출 기업(19.6%)보다는 내수 기업(27%)의 자금 사정이 더 곤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했을 때 자금 조달 여건이 곤란(15.9%)하거나 보통(60.8%)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원활하다는 응답은 23.3%에 그쳤다.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사항(복수 응답)으로는 ‘고금리’가 53.1%로 지난해(29%)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매출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을 어려움으로 꼽은 경우도 43.4%였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은 어렵지 않지만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업들은 올 추석에 평균 1억573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평균 2170만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부족한 자금 비율은 13.8%로, 지난해 추석 12.6%에 비해 나아졌다. 부족한 자금 확보 계획(복수 응답)으로는 ▶납품대금 조기회수(47.4%) ▶결제 연기(28.4%) ▶금융기관 차입(23.7%) 순으로 나타났고 ▶대책이 없다는 응답도 24.2%에 달하였다.

응답 기업 37.3%는 올 추석에 직원들에게 현금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21.8%는 지급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여금 지급액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정률 지급 시 기본급의 평균 50%로 지난해 추석(63.2%) 대비 13.2%포인트 줄었으며, 정액 지급 시 인당 평균 40만2000원으로 지난해(45만3000원)보다 5만1000원가량 감소했다. 추석 연휴 기간 휴무계획에 대해서는 기업 96.9%가 대체휴일을 포함한 다음 달 9~12일(4일)을 쉴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위드 코로나19 방침으로 올해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 사정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나아졌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가장 큰 자금 조달 애로 요인이 되는 만큼,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