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식 쇼 안한다"는데…尹 재래시장 라이브쇼핑 깜짝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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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식 쇼는 안하려 하지만, 대통령 특유의 친화력을 가감없이 보여주려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최근 잇달아 현장을 찾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저부터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힌 이후 윤 대통령의 발이 바빠졌다. 발달장애인 등 소수자를 만나고 민방위복에 장화를 신고 빗물터널을 점검하거나 농업 박람회를 찾아 과일청을 맛보는 등 거의 매일 현장을 찾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방문, 한 반찬가게에서 온라인으로 주문된 상품의 배송을 체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방문, 한 반찬가게에서 온라인으로 주문된 상품의 배송을 체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5일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밝힌 제6차 비상민생경제회의도 재래시장인 서울 암사종합시장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네이버 라이브쇼핑 방송에 깜짝 출연해 “저도 어제 (참기름)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얼굴까지 나오진 않았지만 5만여명의 시청자들이 윤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었다. 비상민생경제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윤 대통령은 “전통시장은 민심이 모이는 곳이고 국민의 삶의 현장이기에 저도 정치를 시작한 이후 자주 찾았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영업자분이 어려움에 처해 계신데 이분들의 삶을 단단하게 챙기는 것이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방문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참관하며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방문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참관하며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쇼 싫다”던 尹대통령 변했나

대통령실은 이런 윤 대통령의 행보에 “민생 경제 회복과 사회적 약자를 챙기는 국정기조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쇼’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보여주기식 행보’에 거부감을 보였던 윤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기류도 읽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현재 경제 위기 대부분의 원인은 글로벌 요인”이라면서도 “그럴 때일수록 정부가 무엇이라 해야하지 않나. 가장 어려운 분들을 계속해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른바 ‘쇼’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항상 현장을 찾고 싶어했다. 재정이 어려울 때라 약자부터 챙겨야 한다는 것은 오랜 소신”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돌발 발언이 잦았던 도어스테핑도 준비된 모두 발언을 먼저하는 형식으로 바꾼 뒤 민생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내고있다. 지난 23일 도어스테핑에선 ‘수원 세 모녀’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일들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어려운 국민들을 살피겠다”고 했다.

낮은 지지율이 변화 견인했나 

정치권에선 결국 ‘낮은 지지율’이 윤 대통령의 변화를 견인했다고 보고있다. 취임 100일을 갓 넘겼음에도 지지율이 20~30%대에 머물고 있어 ‘현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정치권에서 우문현답이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으로도 쓰인다”며 “윤 대통령은 지금보다 더 많이 현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티브릿지 박해성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불통이 꼽히지 않았느냐”며 “이를 해소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를 방문, 농협중앙회 부스에서 청년 농업인들과 대화하며 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를 방문, 농협중앙회 부스에서 청년 농업인들과 대화하며 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8월 초 20%대 초반을 찍은 이후 반등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25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 22일~24일 성인 1001명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포인트 상승한 32%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전임자들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반등의 추세에 올라탄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여전히 보여주기식 쇼는 지양하자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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