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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법 대책 찾자’ 미국 조지아주 경제장관 만난 현대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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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현대차는 22일부터 영업점을 통해 사전 계약에 돌입한 새 전기차 아이오닉 6의 첫날 계약 대수가 3만7446대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22일부터 영업점을 통해 사전 계약에 돌입한 새 전기차 아이오닉 6의 첫날 계약 대수가 3만7446대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 현대차]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현대차·기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현지 고위 관료가 한국을 찾아 현대자동차그룹과 전기차 생산 공장 조기 착공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공장이 조기에 가동되면 미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팻 윌슨 미국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은 최근 방한해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주요 임원들과 만났다. 윌슨 장관과 브리타니 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소속 관료들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차 본사를 방문해 사무실을 둘러봤다.

이들은 기아 전기차 EV6에 관한 제조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아이오닉5와 EV6 실물을 직접 비교해 봤다. 조지아주 측은 “미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오랜 관계를 이어 온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현대차뿐 아니라 SK·한화·금호 등 다른 국내 기업과도 공장 유치와 운영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 SKC는 올해 반도체 패키징용 글라스 기판 공장을 짓기로 했고, 금호타이어는 2016년에 현지 공장을 완공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관료와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는 그동안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 시점을 올해 안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착공이 성사된다면 이르면 2024년 하반기부터 공장이 돌아갈 수 있다.

아이오닉5나 EV6 등 현대차그룹이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한 뒤 수출하고 있어 IRA에 따른 7500달러(약 1004만원)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당장 미국 소비자들이 이달 말부터 계약한 전기차에 적용된다. 상반기 미국에서 한 주에 평균 1300대 판매된 실적이 거의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이오닉5는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로부터 미국·유럽산을 제치고 ‘올해의 전기차’에 꼽히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액 감소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소비자를 상대로 할부제를 유연하게 도입하고, 충전 카드와 같은 다른 할인 제도를 적용하면 당장 매출 급감에 대비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커지는 상황이라, 장기적으로 유리한 입장이 될 수도 있다. 김필수 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교수)은 “현재 미국에서 가동하고 있는 내연기관 생산 라인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세제 혜택을 받지 않는 고소득 소비층을 공략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차 아이오닉6의 사전계약 첫날 계약 대수가 국내 신기록을 썼다. 현대차는 22일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사전 계약에 돌입한 아이오닉6의 첫날 계약 대수가 3만7446대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첫날 계약 대수인 아이오닉5의 2만3760대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6의 혁신적 내·외장 디자인과 뛰어난 주행가능거리 등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오닉6는 6.2㎞/kWh의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소비효율, 산업부 인증 기준 524㎞의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현대차 역대 모델 중 최저 공기 저항계수(0.21),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실내 공간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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