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유증 극복 빨라 2년 뒤 "급성장"|영 이코노미스트지 분석 통독 경제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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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7월 동서독 경제통합 이후의 통일 독일 앞날은 단기적으로는 매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92년 이후는 또다시 과거 서독이 누렸던 영광을 되찾으리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독일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의 예측을 근거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통독의 내년도 명목 GNP 성장률은 5·5%. 그러나 4%선의 인플레가 예상되고 있어 실질 성장률은 1·5%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해의 5백80억 마르크(3백47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1백65억 마르크(99억 달러)선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게 이들의 분석이다.
또 실업지수는 올해 2백15만 명이던 것이 내년에는 3백40만 명으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동독 쪽에서 문을 닫는 공장들이 속출하기 때문으로 실제 동독의 실업자는 통일 전 25만명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는 1백40만 명으로 5배 이상 늘어났고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동독 쪽의 실업사태는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통독의 경상수지 흑자가 1백억 달러선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은 통독이후 최근 독일의 수출이 2% 늘고있는데 반해 수입은 6·6%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있기 때문.
독일 내 경제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수출이 8% 증가하는데 비해 수입은 14%까지 대폭 확대돼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통독의 악화된 경제가 91년 중 전환의 계기를 잡아 92년에는 10%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근거로는 1천8백만 명의 동독 인구가 새로 국내시장에 편입, 이에 따른 국내수요의 대폭 확대를 들 수 있다.
과거 동독민들은 그 동안 사회주의 통제 경제 체제에서 갖고싶어도 가질 수 없었던 물건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사들일 것이 뻔해 그만큼 국내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통독으로서는 대미 무역흑자로 가뜩이나 미국으로부터 시달려오던 통상마찰의 돌파구를 「집안」에서 찾게된 셈이다.
두 번 째는 지난 7월 양독 화폐 통합 이후 크게 우려돼 오던 인플레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선에서 잡히고 있다는 점. 실제 식료품 등 일부 생필품 가격은 오히려 하락, 물가안정에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이밖에 그 동안 대 동독투자를 주저하던 서독의 대기업들이 최근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도 전체 독일의 경제회복에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이밖에 올 들어서만 20만개 이상 새로 등장한 동독 내 소규모 기업들도 통독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규모라야 핫도그 가게·비디오 테이프 대여점 등 별 볼일이 없지만 40여 년간 통제경제의 틀 속에서 벗어나 자본주의 체제를 수용하려는 「기업정신」이 의외로 빠른 속도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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