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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거품 퐁퐁 향기 솔솔…온몸으로 목욕 효과 즐겨볼까

중앙일보

입력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등장인물이 거품이 가득한 욕조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나오곤 합니다. 이처럼 목욕을 좀 더 쾌적하게 하기 위하여 쓰는 화장품을 입욕제라고 하는데 주로 욕조에 물을 받은 뒤 넣어서 쓰죠. 입욕제는 다양한 종류의 오일·소금·허브 등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성분에 따라 긴장감 완화·피부 보습·혈액 순환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이유은(왼쪽) 학생기자와 신소이 학생모델이 고체형 입욕제에 대해 알아보고, 그중 배스밤을 직접 만들어봤다.

이유은(왼쪽) 학생기자와 신소이 학생모델이 고체형 입욕제에 대해 알아보고, 그중 배스밤을 직접 만들어봤다.

흔히 쓰는 배스밤·버블바·배스솔트 등 고체형 입욕제의 화려한 색감과 다양한 형태 때문에 현대에 들어서야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고대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군주 클레오파트라가 우유로 목욕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졌을 만큼 입욕제의 역사는 매우 길어요. 우유를 비롯해 소금과 각종 허브 등을 입욕제로 활용해왔죠.

고체형 입욕제는 드러그 스토어나 전문 브랜드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원료를 배합해 다양한 모양으로 직접 만들 수도 있어요. 신소이 학생모델과 이유은 학생기자가 입욕제의 정의와 종류,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인천 부평구에 있는 공방 오늘엔아틀리에를 찾았어요. 형형색색 다양한 형태의 입욕제가 전시된 테이블 앞에서 최단비 대표가 이들을 맞이했죠.

최단비(맨 왼쪽)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배스밤·버블바·배스솔트 등 고체형 입욕제의 종류와 사용법을 설명했다.

최단비(맨 왼쪽)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배스밤·버블바·배스솔트 등 고체형 입욕제의 종류와 사용법을 설명했다.

"배스밤과 버블바, 배스솔트의 차이점이 궁금해요." 유은 학생기자가 공방 안에 있는 입욕제들을 둘러보며 말했죠. "배스밤과 버블바는 공통점이 있어요.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액상 원료와 함께 섞으면 잘 뭉치고, 시간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는다는 성질을 이용해서 만든 고체형 입욕제란 거죠. 배스솔트, 즉 소금의 경우 고대부터 많이 사용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직접 만들어볼 입욕제는 배스밤이에요. 욕조를 뜻하는 영어 배스(bath)에 폭탄을 뜻하는 밤(bomb)이 합쳐진 단어인데요. 물속을 데굴데굴 굴러다니면서 기포를 내뿜는 모양이 폭탄이 터지는 장면을 연상시켜 붙여진 이름이죠. "배스밤이 물에 녹는 원리가 궁금하다"는 소이 학생모델의 말에 최 대표가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이 물에 닿았을 때 발생하는 화학 반응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염기성(알칼리성)을 가진 베이킹소다와 산성을 가진 구연산이 목욕물에 녹으면서 중화반응을 일으켜 이산화탄소를 만들며 기포가 발생, 몽글몽글한 거품이 생기는 거죠.

배스밤의 재료는 베이킹소다·구연산·주석산 등 가루 형태와 식물성 오일·에센셜 오일 등 액체 형태로 나뉜다.

배스밤의 재료는 베이킹소다·구연산·주석산 등 가루 형태와 식물성 오일·에센셜 오일 등 액체 형태로 나뉜다.

배스밤의 재료는 크게 가루 형태와 액체 형태로 나뉩니다. 가루 재료는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와 산성 성분인 구연산·주석산 등이 있어요. 액체 재료로는 견과류·씨앗·열매·꽃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 꽃·허브·뿌리 등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 등이 있죠. 경우에 따라 에센셜 오일 추출 과정에서 증류된 물인 플로럴 워터를 쓰기도 해요. 예쁜 색깔을 내려면 수용성 색소도 섞어줘야 해요. 또한 이렇게 다양한 성분이 서로 물에서 잘 섞여서 거품을 만들고, 피부로부터 먼지나 때를 분리하려면 계면활성제도 필요합니다.

배스밤이나 버블바 등 고체형 입욕제에는 이렇게 다양한 원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물질이 포함될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재료를 배합하기 전 소량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테스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중에서 완제품을 구입할 때도 평소 본인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물질이 포함돼 있지는 않은지 제품 뒷면에 표시된 전성분을 꼭 확인해야 하죠.

배스밤에 입힐 향기를 고르는 이유은(맨 오른쪽) 학생기자와 신소이(가운데) 학생모델.

배스밤에 입힐 향기를 고르는 이유은(맨 오른쪽) 학생기자와 신소이(가운데) 학생모델.

우리가 아는 예쁜 배스밤이 탄생하려면 다양한 원료들을 계량 후 정확한 비율에 따라 섞고 형태를 잡아줘야 해요. 이때 필요한 게 여러 재료를 섞을 때 쓰는 스테인리스 볼·유리 막대, 원료의 무게를 잴 때 필요한 전자저울·비커(컵)·계량스푼, 잘 섞은 원료를 압축해서 형태를 만드는 배스밤 몰드, 손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위생 장갑 등이죠.

"가장 먼저 여러분이 입욕제에 쓰고 싶은 향기가 나는 천연 에센셜 오일을 골라볼 거예요." 최 대표가 수십 가지 종류의 에센셜 오일병이 담긴 바구니를 내밀었죠. 여러 가지 오일의 향기를 맡아보며 잠시 고민하던 유은 학생기자는 상큼한 향으로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레몬향, 소이 학생모델은 달콤한 향으로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는 오렌지향 에센셜 오일을 택했어요.

배스밤을 만들려면 다양한 원료들을 정확한 비율로 배합해야 한다. 먼저 베이킹소다·구연산·주석산 등 가루형 재료를 계량한 뒤, 액체형 재료인 식물성 추출물·에센셜 오일 등을 더해 반죽을 만든다.

배스밤을 만들려면 다양한 원료들을 정확한 비율로 배합해야 한다. 먼저 베이킹소다·구연산·주석산 등 가루형 재료를 계량한 뒤, 액체형 재료인 식물성 추출물·에센셜 오일 등을 더해 반죽을 만든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본격적으로 배스밤을 만들기 위해 일회용 장갑을 끼고 원료 계량을 시작했어요. 일단 전자저울 위에 계량컵으로 사용할 종이컵을 놓고 영점을 눌러 저울이 측정하는 무게에서 컵의 무게를 뺍니다. 계량은 가루 재료가 먼저예요. 배스밤에 제일 많이 들어가는 재료인 베이킹소다는 300g, 구연산 150g, 주석산 40g을 각각의 컵을 사용해 정확하게 잽니다. 코코넛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 피부에 자극이 적은 천연 계면활성제인 SLSA(Sodium Lauryl Sulfoacetate)도 1g 계량한 뒤 가루 재료를 전부 스테인리스 볼에 넣어요. 최 대표는 "베이킹소다는 세정용과 식용이 있는데, 식용을 사용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조언했죠.

이제 가루 재료들이 잘 뭉치도록 도와줄 액체 재료를 계량할 거예요. 천연 계면활성제인 코코베타인(LPB) 2g, 피부 진정을 돕는 로즈메리 추출물 2g, 피부 보습에 도움을 주는 동백오일 6g을 각각 계량한 뒤 하나의 컵에 차례대로 넣습니다. 원하는 효과에 따라 각종 추출물이나 오일 종류는 조절이 가능해요. 마지막으로 각자 선택한 레몬과 오렌지 에센셜 오일 2g까지 컵에 넣고 잘 섞어준 뒤, 가루 재료가 담긴 스테인리스 볼에 부어요. 컵 바닥에 조금 남아있는 것도 전부 손가락으로 훑어내 가루에 묻혀주세요. "가루가 아직 서로 뭉치면 안 되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살살 비벼만 주세요." 이후 액체 재료가 가루 재료와 골고루 섞이도록 손으로 조금씩 떠서 비벼주는데 손가락으로 으깼을 때 가루 특유의 바삭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게 되면 배스밤 반죽 완성입니다.

배스밤 반죽은 몰드에 가득 넣어야 압력을 가했을 때 잘 뭉쳐진다(위 사진). 몰드로 형태를 잡은 배스밤은 마를 때까지 기다린 뒤 밀폐 보관한다.

배스밤 반죽은 몰드에 가득 넣어야 압력을 가했을 때 잘 뭉쳐진다(위 사진). 몰드로 형태를 잡은 배스밤은 마를 때까지 기다린 뒤 밀폐 보관한다.

여기서 몰드에 넣어 배스밤 형태를 잡아도 되지만, 한 단계를 더할 수도 있어요. 바로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이는 조색 단계죠. 유은 학생기자는 2개의 작은 스테인리스 볼에 반죽을 나눠담아 빨간색과 파란색 수용성 색소를, 소이 학생모델은 3개의 작은 스텐볼에 반죽을 나눠 담아 빨간색·보라색·노란색 수용성 색소를 넣고 비볐어요. 하얀 모래 같던 배스밤 반죽이 원색의 수용성 색소와 섞이자 각각 분홍색·하늘색·보라색·레몬색이 됐죠.

"이제 조개·하트·원 모양 몰드에 색깔별로 배스밤 반죽을 층층이 쌓아주세요. 너무 적게 쌓으면 나중에 압력을 가했을 때 잘 안 뭉쳐지기 때문에 많이 넣어야 해요." 최 대표의 말에 따라 반죽을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으로 펼쳐진 몰드에 가득 채운 뒤 압축하자 우리가 드러그 스토어나 입욕제 전문 브랜드 매장에서 본 배스밤의 형태가 눈앞에 나타났어요. 이렇게 만든 배스밤은 어느 정도 단단해질 때까지 10~20분 정도 기다린 후, 습기에 노출되는 걸 막기 위해 랩으로 싸거나 밀폐용기에 보관합니다.

배스밤 반죽은 손가락으로 으깼을 때 가루 특유의 바삭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까지 열심히 비벼서 섞어준다.

배스밤 반죽은 손가락으로 으깼을 때 가루 특유의 바삭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까지 열심히 비벼서 섞어준다.

"고체형 입욕제를 사용하기에 적당한 물 온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자신이 만든 배스밤을 바라보던 유은 학생기자가 물었어요. "본인의 취향에 맞는 미지근한 온도의 물이면 적당해요. 저는 38~40도 정도로 안내하는 편입니다. 다만 배스밤·버블바·배스솔트는 각각 사용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사용하는 입욕제의 종류와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해요. 또 목욕할 때마다 완제품 1개를 무조건 사용할 필요는 없어요. (물 용량에 따라) 반으로 나눠 써도 무방하죠."

배스밤은 베이킹소다·구연산 등을 액체 재료와 섞어 반죽한 뒤 몰드에 넣어 만든 입욕제다. 미지근한 물에 넣으면 녹으면서 기포를 내뿜는다.

배스밤은 베이킹소다·구연산 등을 액체 재료와 섞어 반죽한 뒤 몰드에 넣어 만든 입욕제다. 미지근한 물에 넣으면 녹으면서 기포를 내뿜는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목욕은 전신을 이완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있죠. 여기에 내가 직접 만든 입욕제를 더해보는 건 어떨까요. 욕조를 가득 채운 거품을 보는 재미는 물론, 내가 좋아하는 향기와 함께 하루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어요.

고체형 입욕제의 종류와 사용법

고체형 입욕제는 종류에 따라 특성과 사용 방법이 달라요. 아래 세 가지 입욕제 특징을 잘 읽어보고 내게 맞는 입욕제를 찾아보세요.

배스밤: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등을 적정량의 액체 재료와 섞어 반죽을 만든 뒤, 몰드에 넣어 압축한 입욕제. 물에 넣으면 알아서 잘 녹기 때문에 사용이 편리하다. 버블바에 비해 계면활성제 함유량이 적기 때문에 거품도 적은 편이지만, 물에 녹으며 기포를 내뿜는다. 액체 재료로 쓰는 각종 추출물이나 오일 종류는 보습·긴장 완화 등 원하는 효과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버블바: 베이킹소다와 산성원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배스밤과 반죽 기본 재료는 비슷하지만 계면활성제가 배스밤에 비해 훨씬 많이 들어간다. 역시 원하는 효과에 따라 액체 재료를 가감할 수 있으며, 옥수수전분을 넣었기 때문에 손으로 빚어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버블바를 부숴서 바닥에 깔아놓고 수압으로 눌러주면 풍성한 거품 목욕을 즐길 수 있다.

배스솔트: 소금은 입욕제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원료 중 하나다. 배스솔트는 소금에 옥수수전분, 견과류·꽃·허브 등에서 추출한 오일, 각종 향료와 색소 등을 섞어 만든다. 미지근한 물에 배스솔트를 풀어 목욕하면 소금과 각종 오일·향료의 효과로 피부 노폐물 배출,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소금이 주된 성분이기 때문에 배스밤·버블바와 달리 거품이 없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취재 전 저는 입욕제가 무엇인지 잘 몰랐고, 제게는 별로 필요하지 않았고 여겼어요. 하지만 직접 입욕제를 만들어보니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사용하는 원료에 따라 입욕제가 스트레스·염증·불면증 완화 등 다양한 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이외에 취재를 통해 여러 가지 사실을 배웠는데요. 첫 번째는 고대부터 입욕제를 사용하였다는 점과, 우유나 소금·효능이 좋은 약초 등을 활용해 입욕제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옛날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로 입욕제를 인증받은 재료를 사용하는 공방에서 만들어서 직접 사용하는 건 괜찮지만 판매하려면 법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시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세 번째로 입욕제를 사용하면 더 재미있게 목욕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거품이 나고, 향기도 좋아서 몸의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취재가 끝난 뒤 집에 가서 입욕제로 목욕을 하면서 공주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소이(서울 일원초 4) 학생모델

입욕제를 만드는 재료의 이름들이 어려워서 최근에서야 사용하기 시작한 줄 알았는데, 고대부터 입욕제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신기했어요. 고대부터 사용했다는 건 분명 큰 매력이 있다는 뜻일 거예요. 공방에 들어서자마자 아기자기하고 예쁜 비누와 입욕제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입욕제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정확한 계량이 중요합니다. 최단비 대표님이 계량 저울에 나오는 숫자에 정확히 맞춰서 반죽을 만들어야 완벽한 입욕제가 나온다고 알려주셨어요. 취재를 마치고 집에 와서 바로 제가 만든 입욕제를 욕조에 떨어뜨려 봤어요. 정성껏 만든 입욕제가 아깝기도 했지만, 예쁜 색을 퍼뜨리며 거품이 퍼지는 모습이 흥미로웠죠. 욕조에 앉아있으니 저절로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소중 독자 여러분도 쌓였던 스트레스를 입욕제로 풀어보세요.

이유은(경기도 위례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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