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모피 하나쯤은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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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피가 귀부인 패션에서 벗어나고 있다. 100만원대 패션모피가 출시되면서 20~30대 여성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제공=진도F&]

한 IT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는 김 모(28.여)씨는 요즘 날이 추워지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몇 년간 별러 온 모피 코트를 140만 원 12개월 할부로 이달 초 하나 장만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는 이렇게도 일찍 모피 코트를 장만할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다.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모피 코트 하면 수백만 원은 예사고 수천만 원짜리도 있다. 겨울 40~50대 귀부인 패션의 대명사로 통한다. 김 씨는 그러나 100만 원대 '패션 모피'를 보고 마음이 혹해 선뜻 신용카드를 내주고 말았다.

최근 1~2년 사이 모피 브랜드가 젊은 여성들에 어필하고 있다. 기존 모피 브랜드들이 가격은 낮추고 스타일은 패션성을 강화한 이른바 '패션모피'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진도F&은 2004년 8월 패션모피 브랜드 '엘페'를 론칭했다. 20~3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했다. 당시 모피 브랜드 사이에서는 모험이라는 평이 많았다. 젊은 여성들이 모피 브랜드를 구입하겠느냐는 의견들이었다.

40~5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기존 모피는 77.88의 부인복 사이즈 위주였으나 엘페는 55.66의 날씬한 사이즈를 주로 내놨다. 가격대는 100만 원 대 기획 상품에서 수천만 원 하는 이태리 직수입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20~30대가 주 타깃이지만 젊은 스타일을 선호하는 40~50대 고객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엘페는 그해 겨울 시즌 6개월 동안 45억 원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진도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매출이었죠. 그러나 20~30대를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음을 보여줬지요."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올해 들어 엘페의 반응은 더 좋다. 이 브랜드는 지난 3월부터 내년 2월까지의 매출 목표를 17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 8일까지 그 목표의 70% 정도를 이미 달성했다. 최근 매출이 급증 추세여서 목표를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모피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관건이다. 편안하면서 슬림한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을 채택,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모피 브랜드는 블랙.레드브라운 등 색상 일색이다. 엘페는 그러나 파스텔 톤의 선명한 컬러를 과감하게 매치해 젊은 층의 감각에 맞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엘페가 최근 선보인 천연 골드 베이지 컬러의 '밍크 하프코트'는 이번 시즌 이 회사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칼라.소매.밑단 등에 셔링 단을 넣어 한층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난다. 소매와 허리부분에 가죽 장식을 채용해 젊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어 젊은 층은 물론 중년층에도 인기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끌레몽뜨는 론칭 10주년을 맞아 30~40대 커리어우먼 브랜드로 최근 리뉴얼 론칭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춘 패션모피 아이템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존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내려 30~40대 직장 여성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끌레몽뜨의 패션모피 중 '고트(염소) 하프코트'는 올 시즌 이 회사의 인기 아이템이다. 하프코트지만 무릎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넉넉한 길이로 바지는 물론 치마에도 잘 어울린다. 칼라 부분을 블루폭스 스타일로 배색 처리해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주머니 부분과 허리벨트는 양가죽 스웨이드를 매치해 포인트를 줬다. 허리벨트는 요즘 유행하는 와이드 벨트를 채용했다.

이 회사는 148만원에 출시된 이 코트를 전국 매장에서 98만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오는 21일부터 시작한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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