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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北에 '담대한 구상' 제안 직후…한·미 연합훈련 UFS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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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반도와 태평양에서 한·미가 북한을 상대로 한 연합 군사훈련을 잇따라 실시했다. 군 당국은 올해 후반기 한ㆍ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 연습을 16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본훈련은 엿새 뒤인 22일부터 진행한다.

이와 별도로 최근 한ㆍ미ㆍ일 3국은 미국 하와이 앞바다에서 미사일 경보 및 탄도미사일 탐지ㆍ추적 훈련도 가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올해 후반기 한ㆍ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 연습(위기관리연습)을 16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본훈련은 오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한다. 사진은 육군은 지난달 18일 강원도 인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한·미 장병들이 함께 전투하는 모습. 사진 육군

합동참모본부는 올해 후반기 한ㆍ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 연습(위기관리연습)을 16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본훈련은 오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한다. 사진은 육군은 지난달 18일 강원도 인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한·미 장병들이 함께 전투하는 모습. 사진 육군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 비핵화와 경제협력을 연계한 ‘담대한 구상’을 밝힌 직후여서 군 당국은 북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 당국이 2018년 북미정상회담 이후 자취를 감췄던 연합 야외 기동훈련까지 사전 예고한 상태여서 북한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공개석상에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지금 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겁박했다. 군 안팎에선 연합훈련 기간이나 훈련 직후 북한이 지난 6월 5일을 끝으로 중단한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는 등 군사적인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가 총력전으로 확대 강화" 

한ㆍ미 군 당국은 16일부터 사전 연습에 해당하는 위기관리연습에 들어갔다.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위기 상황을 가정해 확전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관련 절차를 훈련하는 내용이다. 실전 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은 오는 22일부터 닷새간 격퇴ㆍ방어(1부), 이후 9월 1일까지 나흘간 반격(2부) 시나리오로 진행할 계획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UFS 기간 중 한·미 양국의 육·해·공군이 총13종목의 야외 기동훈련을 갖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2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실시한 한·미 해군 간 항모강습단 연합훈련에서 양국군의 함정 6대 및 항공기 3대가 대열을 형성하여 항진하는 모습. 사진 합동참모본부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UFS 기간 중 한·미 양국의 육·해·공군이 총13종목의 야외 기동훈련을 갖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2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실시한 한·미 해군 간 항모강습단 연합훈련에서 양국군의 함정 6대 및 항공기 3대가 대열을 형성하여 항진하는 모습. 사진 합동참모본부

국방부는 이번 훈련과 관련해 “국가 총력전 개념의 전구(戰區)급 훈련으로 확대 강화해 시행하는데 한ㆍ미가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 총력전은 국가 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해 싸운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대화 기조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축소됐던 연합훈련을 정상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후반기부터 사용해온 연합지휘소훈련(CCPT)이란 명칭도 과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의 훈련명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UFS로 바꿨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워게임(war game)’ 형태의 지휘소연습(CPX) 일변도에서 탈피해 양국 장병이 합을 맞춰보는 야외 기동훈련도 부활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연습 기간에 연합과학화전투훈련, 연합공격헬기사격훈련 등 총 13개 종목의 연합 야외 기동훈련을 통해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어적 성격의 연례 연습" 

그러면서도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방어적 성격의 연습”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군 일각에선 "의례적인 표현이긴 하나, 이번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를 유지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며 "예정된 연합훈련이라 해도 윤 정부의 대북 정책(담대한 구상) 발표 시기와 맞물려 군 당국도 혼돈스러울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북한이 당장은 군사적 행동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례로 볼 때 북한은 연합훈련 기간에는 군사 도발을 자제하다가 훈련이 끝날 즈음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연합훈련을 시작하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성명 등을 통해 ‘담대한 구상’에 거칠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 공군의 연합 항공 훈련인 '코리아 플라잉 트레이닝'(KFT)이 시작한 지난 5월 9일 오후 경기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주한 미 공군의 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뉴스1

한·미 공군의 연합 항공 훈련인 '코리아 플라잉 트레이닝'(KFT)이 시작한 지난 5월 9일 오후 경기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주한 미 공군의 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뉴스1

한ㆍ미 양국 군은 이번 훈련 기간 중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수행능력 평가 3단계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도 갖는다.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FOC-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순으로 진행하는 전작권 수행능력 평가 3단계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연합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 구성에 대비한 일종의 모의고사 성격이다.

당초 문 정부에선 FOC 평가를 마치면 미측과 협의해 곧바로 전작권 전환 시기(X년도)를 확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윤 정부 들어서 시기가 아닌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다시 선회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 고위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한ㆍ미 간 전작권 전환 결정 과정에서 3단계 평가 결과보다 북한의 전술핵 개발 등 위협 내용의 변화가 더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3국 미사일 경보훈련 공개 

이런 가운데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ㆍ미ㆍ일 3국 간 미사일 경보훈련이 최근 실시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8~14일 하와이의 태평양 미사일 사격훈련 지원소(PMRF) 인근 해역에서 한ㆍ미ㆍ일ㆍ호주ㆍ캐나다 해군이 참여한 다국적 미사일 탐지ㆍ추적 훈련인 퍼시픽 드래곤 훈련이 열렸다.

이를 계기로 한ㆍ미ㆍ일이 따로 미사일 경보훈련에 나섰다. 3국의 이지스구축함끼리 컴퓨터 시뮬레이션 형태로 가상의 표적(미사일) 정보를 공유해 추적하는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이다.

국방부는 한ㆍ미ㆍ일 3국이 미국 하와이 앞바다에서 열린 퍼시픽드래곤 훈련 기간(지난 8~14일)에 따로 미사일 경보 및 탄도미사일 탐지ㆍ추적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번 훈련에 참가한 해군의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의 전투지휘소 내에서 장병들이 훈련하는 모습. 림팩공동취재단

국방부는 한ㆍ미ㆍ일 3국이 미국 하와이 앞바다에서 열린 퍼시픽드래곤 훈련 기간(지난 8~14일)에 따로 미사일 경보 및 탄도미사일 탐지ㆍ추적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번 훈련에 참가한 해군의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의 전투지휘소 내에서 장병들이 훈련하는 모습. 림팩공동취재단

해군에선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50t급)이 참가했다. 또 퍼시픽 드래곤 훈련에선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이 고고도 방어용인 SM3 요격미사일로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실사격 훈련도 진행했다.

한ㆍ미ㆍ일 미사일 경보훈련은 지난 6월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3국 국방장관 회의 결과 중 하나다. 당시 3국은 이같은 훈련을 정례화하고 훈련 내용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문 정부 시절에도 해군이 퍼시픽 드래곤 훈련과 3국 미사일 경보 훈련에 참여했지만,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훈련 자체를 비공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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