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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 이미지 탈피' 기지 발휘했다...'용주골' 그 마을의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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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마을. 왕복 2차로 마을 중심도로 변에는 빈 상가가 곳곳에 눈에 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5일장이 열리는 연풍시장 길로 접어들자 활기가 느껴졌다. 과거 파주시 최초의 극장이었던 지상 2층짜리 상가건물은 연풍문화극장으로 바뀌어 미술작품과 조각작품이 전시 중이었다. 마을엔 전통 매듭, 드론 체험, 플라워 테라피, 액자공예, 칠보 공예, 사진 체험, 작가 작업실 등 10곳의 공방이 곳곳에 문을 열고 있다. 공방은 시가 빈 상가를 임차해 리모델링을 한 뒤 공방 운영자에게 임대해 준 시설이다.

미술 전시장으로 변한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소재 옛 무도장 지난 11일 모습. 전익진 기자

미술 전시장으로 변한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소재 옛 무도장 지난 11일 모습. 전익진 기자

빈 상가에 공방 조성되고 문화극장 들어서  

마을엔 전시장과 행사장 등으로 사용되는 거점 문화시설, 청소년 문화공간과 커뮤니티센터 등도 조성돼 있다. 파주시는 2019년 EBS와 업무협약을 맺고 파주시 최초 극장인 연풍문화극장 리모델링, 연풍마중 소광장 조성, 술이홀로 가로환경개선 등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공간재생사업, 골목길 특화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이 협심해 기지촌 이미지를 털고 도시재생사업으로 통해 문화도시로 변신 중인 파주시 연풍리 마을이 주목을 끌고 있다. 파주시의 추진으로 지난 2016년 9월 행정안전부 특수상황지역개발사업으로 선정된 게 계기였다. 이후 2017년 11월 지방재정 중앙투자사업 심의 통과하면서 사업이 본격화했다.

빈 건물이 전시장으로 변한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소재 '소록'. 사진 파주시

빈 건물이 전시장으로 변한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소재 '소록'. 사진 파주시

미군 떠난 연풍리, 기지촌 이미지 벗고 문화도시 변모  

파주읍 연풍리 일원은 과거 미군 주둔 당시 ‘미군 기지촌’으로 번화했던 지역이다. 집창촌이 번성하던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용주골’이라 불리며 도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1980년대 미군 철수 및 유동 인구의 감소로 급격하게 쇠퇴했고, 용주골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 채 소외된 지역으로 방치돼 왔던 지역이다.

시와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거점시설 조성이 완료되면서 매월 ‘연다라풍년’ 주민행사를 열고 있다. 오는 27일에는 공방 체험 박람회를 연다. 현재는 오는 29일까지 예정으로 ‘파주 작가 다 모여라’ 주제로 예술작품 전시를 무료로 진행 중이다. 서울 인사동과 파주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태길(산 그림자), 배연(무제), 안광수(구도자의 두상), 박종식(동심) 등 유명작가들의 작품과 개인 참여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 등 약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EBS연풍길의 거점시설인 문화극장, 연풍마루, 연풍다락에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이 행사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이길 파주시 도시재생팀장은 “이 행사는 연풍리 주민협의체 연풍다움, 공방연합회, 상인회, 부녀회 등 주민들이 참여해 개최한다”며 “EBS연풍길 공방연합회의 공예창작체험과 플리마켓, 부녀회 먹거리장터도 열린다”고 소개했다.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소재 'EBS 캐릭터 공원'. 사진 파주시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소재 'EBS 캐릭터 공원'. 사진 파주시

연풍리 마을 주민협의체인 ‘연풍 다움’ 성경용 위원장은 “파주시와 지역주민이 힘을 모아 연풍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해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함께 걸어가며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어가며 활기차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약동하는 연풍으로 성장시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 선정…도시재생사업 모범    

‘용주골 창조문화밸리 프로젝트 EBS 연풍길’은 이런 성과로 최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균형발전사업 평가 공간활성화 부분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이길 팀장은 “이번 우수사례 선정이 주민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데 따른 성과”라고 설명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EBS연풍길의 우수사례 선정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성과였다”며 “주민들이 주도하는 행사인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와 볼거리 제공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의 좋은 모범사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등 거리’로 변신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20포 마을'. 중앙포토

‘전통등 거리’로 변신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20포 마을'. 중앙포토

법원읍 집창촌 ‘20포 마을’, 전통등 특화거리 변신  

파주시는 앞서 2018년 12월엔 용주골과 인접한 법원읍 대능5리 집창촌(20포 마을)도 주민화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평화의 빛, 전통등 특화거리’로 조성한 바 있다. 특화거리에는 법원읍 주민들이 직접 만든 500여 개의 전통등을 포함한 다양한 등불 거리를 조성했다. 시와 주민들은 집창촌을 상징하는 붉은 ‘홍등’을 ‘전통등’으로 바꾸고 공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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