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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폭탄, 37.5도 제주 푹푹 찐다…한반도 역대급 '극과 극 날씨'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일 오전 전북 군산시 남북로 교차로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전북 군산시 남북로 교차로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충청과 남부 지방에 300㎜가 넘는 폭포비가 쏟아졌다. 정체전선은 12일까지 최대 100㎜ 이상의 비를 더 뿌린 뒤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600㎜가 넘는 물폭탄을 쏟아낸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충청과 전북 등에 시간당 최대 100㎜에 이르는 폭우가 내렸다. 이에 따라 세종과 대전, 충청·전북 일부 지역에는 한때 호우 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전국적으로는 8일부터 11일 오후 4시까지 경기 양평(용문산)이 641㎜의 비가 내리면서 가장 많은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 동작구(기상청)는 577.5㎜를 기록하는 등 서울에도 5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2일까지 충청과 남부지방, 낮에는 제주도에 최대 100㎜가 넘는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전라도가 20~70㎜를 기록하겠고, 10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도와 경상도, 제주도는 5~4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이후 세력이 약해진 정체전선은 12일 중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역대급 폭염 왜? 

10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10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정체전선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는 제주도는 역대급 폭염을 기록하는 등 극과 극 날씨를 보였다.

제주기상청은 10일 낮 최고 기온이 37.5도를 기록해 1923년 기상 관측 시작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42년 기온과 같지만, 최근 기록을 더 높은 순위에 두기 때문에 이날 최고 기온이 역대 1위가 됐다.

이렇게 서울과 제주가 극과 극의 날씨를 보인 건 한반도에 머무는 정체전선의 영향이 크다. 서울 등 수도권에 정체전선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흐리고 많은 비가 내린 것과 달리 정체전선으로 인해 남쪽으로 밀린 아열대 고기압이 제주에 따뜻한 수증기를 지속해서 유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한 햇볕까지 더해졌고, 한라산의 푄 현상까지 겹치면서 기온이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푄은 높은 산을 넘어온 공기가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면서 고온 건조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제주가 이렇게 무더운 건 남쪽에 위치한 아열대고기압이 가진 열이 충분하다는 뜻”이라며“지금은 찬 공기에 밀려서 내려갔지만 이후 북쪽으로 올라오면 (내륙 지역에도) 다시 무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 지나 또 강한 장맛비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정체전선이 12일 소멸하면서 주말 동안에는 비가 전국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말 이후 또 정체전선이 재활성화하면서 15일 밤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광복절 이후인 15일 밤부터 16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7일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분석관은 “열대저압부로 변질한 7호 태풍 ‘무란’이 남긴 수증기가 재활성화된 정체전선으로 공급될 것으로 분석돼 비의 강도가 지난 8일보다 결코 약하다고 볼 수 없다”며 “기존에 많이 내린 비로 인해 지반이 이미 약해져 있고 적은 비에도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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