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이 반격 불씨됐다…트럼프 재출마 암시, 공화당 집결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2.08.10 17:12

업데이트 2022.08.10 20:50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가능성이 이전까지 99%였다면, 지금은 100% 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측근)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2024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대선 캠페인 형식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 등으로 그의 별장 마러라고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다음 날 자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라왔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타워 앞에서 포착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트럼프 타워 앞에서 포착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이례적인 압수수색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트럼프를 중심으로 공화당과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그의 재출마 선언이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CNN은 이날 "FBI의 마러라고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진 후 트럼프에겐 '하루빨리 2024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라'는 주변 인사들의 전화가 새벽부터 하루 종일 쇄도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권 비판하며 자신 부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3분 50초 길이의 캠페인 영상에 등장해 우선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에너지 가격 상승, 외교 정책 등 조 바이든 현 행정부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캠페인 형식이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캠페인 형식이다. 트위터 캡처

이후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은 없고, 도달할 수 없는 정상도 없으며 우리가 만나지 못할 도전은 없다"며 "우리는 굽지히도, 부서지지도, 굴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구할 사람은 열심히 일하는 애국자들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위대함에 대해 다시 이야기할 때"라고도 했다. 영상은 '최고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바이든 정부의 실정을 부각해 자신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또 이날 지지자들에게 정치 자금 모금 e메일을 보내 "그들(민주당)은 공화당과 나를 다시 한 번 막으려 하고 있다"며 "불법, 정치적 박해, 마녀사냥을 폭로하고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트럼프의 당 장악력 다시 강화될 것"..펜스도 엄호  

이번 FBI의 압수수색에 대해 가디언은 "공화당 내에서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것으로 보였던 트럼프의 당 장악력을 다시 강화시키고, 그를 중심으로 공화당원들을 결집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 법무부가 트럼프에게 선물을 건넨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에게 정치적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측 한 인사는 CNN에 "이번 일이 오랜만에 공화당을 하나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친트럼프 인사들은 물론이고, 트럼프의 잠재적인 대권 경쟁자로 꼽히는 인사들도 그를 엄호하고 나섰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FBI의 압수수색에 대해 트위터에 올린 비판 글. 마이크 펜스 트위터 캡처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FBI의 압수수색에 대해 트위터에 올린 비판 글. 마이크 펜스 트위터 캡처

트럼프 재임 시절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트위터를 통해 "전례없는 압수수색에 대한 수백만 국민의 깊은 우려를 공감한다"며 "미 역사상 전직 대통령의 사저가 습격 대상이 된 적이 없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이번 일을 "습격"이라며 바이든 정권을 비판했다. 공화당 내 반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만약 법무부가 이번 조치(압수수색)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부패와 권력 남용"(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법무부의 명백한 정치적 무기화"(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지지자들 항의 시위..."명백한 위법 증거 있을 듯" 

당초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은 노동절(9월 5일)이나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이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NN에 따르면 이전까지 트럼프에게 출마 선언 시점을 미루라고 조언했던 가까운 인사들조차 "차기 대선 캠페인을 빨리 시작하라"고 격려하고 있다. 또 트럼프 측 인사들은 이번 일로 대선 자금 모금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9일(현지시간) 마러라고 별장 앞에서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9일(현지시간) 마러라고 별장 앞에서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마러라고 앞으로 몰려가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수사로 트럼프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법적 처벌은 물론, 대선 재출마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있다. 폴리티코는 법조계에선 FBI가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한 증거 없이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압수수색과 같은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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