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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 호가호위? 중국어학과 출신 고민정 '사자성어 망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문고리 권력에 숨어 ‘호가호위(狐假虎威)’ 말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사자성어를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에게 질의한 뒤 마무리 발언 도중 윤 대통령을 겨냥한 문제의 발언을 내놨다.

고 의원은 “검찰 출신 인(人)의 장막에 둘러싸여서 스스로 황제처럼 군림하며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윽박지르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방송 캡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방송 캡처]

또 “‘공무원 시험 합격은 권성동, 대통령실 합격은 윤석열’이라는 패러디가 봇물이 터지듯 하고 있다”면서 최근 논란이 된 대통령실 인사를 꼬집었다.

고 의원은 “구중궁궐에서 벗어나겠다고 물리적 공간을 청와대에서 용산, ‘용와대’로 옮기면 뭐 하나”라며 “대통령은 더 이상 문고리 실세 뒤에 숨어서 호가호위하려 하지 마라”라고 말했다.

고 의원의 ‘호가호위’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그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사자성어를 사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호가호위는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다’라는 뜻으로 권력이나 권세가 없는 자가 남의 권세를 빌려 허세를 부리는 상황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문고리 실세’에게 대통령에 기대 호가호위하지 말라고 표현할 순 있어도,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에게 이 사자성어를 쓰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 의원과 최근 대통령실 인사 문제로 설전을 벌였던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고 의원의 발언을 올린 뒤 “고 의원께선 참으로 엉뚱한 말씀을 하신다”며 “문맥상 사자성어 본래 뜻에 해당되는게 단 한 가지도 없지 않나. ‘호의호식(好衣好食)’을 말하려다 실수하신 게 아닌지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고 적었다.

박 대변인은 또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고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아무튼, 고민정 의원께서 한동훈 장관께 질문하지 않으신 건 좋은 선택이라 생각된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위원장인 장진영 변호사도 유튜브 방송을 통해 “무려 중국어학과 출신 KBS 13년 차 아나운서 인재라는 분이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호가호위도 모르는 척 몸소 희생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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