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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청약 미계약 2788가구…지난해의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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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재개발 단지.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당첨자의 42%가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최근 무순위 청약에 나섰다. [연합뉴스]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재개발 단지.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당첨자의 42%가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최근 무순위 청약에 나섰다. [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청약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수도권 아파트 청약 당첨자의 미계약 물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경기 성남시에선 모집 가구 전체가 미계약되는 일도 발생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성남시 ‘이안모란센트럴파크’ 무순위 청약이 이날부터 진행됐다. 청약 대상은 전용면적 35~60㎡ 총 74가구다. 이 단지는 지난 5월 청약 당시 1순위 마감에 실패했지만, 2순위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워 미분양 사태를 피하는 듯 했다. 하지만 당첨자들이 전부 계약을 포기하면서 공급물량 전체를 무순위 청약으로 진행하게 됐다. 수도권 아파트 청약에서 모집 가구 수 전체가 미계약된 것은 2020년 7월 서울 강서구 공항동 ‘발쿠치네 하우스’(45가구) 이후 약 2년 만이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청약 당첨 부적격 등으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무작위 추첨으로 청약 당첨자를 뽑는 것이다. 100%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해 ‘줍줍’(줍는다는 의미)으로도 불린다.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이 단지가 74가구 소규모이고, 전용 60㎡ 분양가가 최고 8억8762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높아 미계약이 대거 나온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이런 미계약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지난해 상반기 1396가구에서 올해 상반기 2788가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99가구에서 781가구로, 경기는 1294가구에서 1553가구로 늘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삼양사거리특별계획3구역 재개발)와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강북종합시장 재정비)는 여러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도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칸타빌수유팰리스의 경우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15% 할인 분양에 나섰는데도 미분양돼 다음 달 1일 5번째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대부분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도권에서 아파트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최대 10년간 재당첨이 제한된다. 그런데도 미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집값 상승세가 꺾이자 청약 포기가 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도 입지, 분양가가 매력적이지 않은 단지는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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