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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밀반입 대형화…세관에 적발된 마약, 건수↓ 중량↑

중앙일보

입력

미국발 특송화물인 스틸와이어에 은닉했다가 세관에 적발된 마약류 메트암페타민. 사진 관세청

미국발 특송화물인 스틸와이어에 은닉했다가 세관에 적발된 마약류 메트암페타민. 사진 관세청

올해 상반기 세관에 적발된 마약 밀수 건수는 1년 전보다 줄었지만, 중량은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항공편·출입국자 감소 속에 마약 밀반입이 대형화하고 있었다.

26일 관세청이 발표한 마약류 밀수 단속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국경 반입 단계에서 238kg(372건) 상당의 마약이 적발됐다. 적발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662건)와 비교해 44% 급감했다. 반면 적발 중량은 전년 동기(214kg) 대비 11% 늘었다. 그러다 보니 적발 건당 평균 중량도 0.32kg에서 0.64kg으로 1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밀수 경로별로는 우편ㆍ특송 등 수입화물을 통한 밀수, 항공 여행자를 통한 밀수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발 건수는 감소하고 중량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올 상반기 세관에 가장 많이 적발된 마약 품목(중량 기준)은 메트암페타민(87kg)이었다. 대마류(58kg), 페노바르비탈(31kg), MDMA(8.5kg)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43.5kg 적발됐던 메트암페타민 적발 물량은 1년 새 두 배로 급증했다.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태국ㆍ미얀마ㆍ라오스와 미국에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메트암페타민의 대형 밀수 추이는 동남아에서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엔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한국 내 거래 가격은 1g당 450달러로 태국(13달러), 미국(44달러)보다 높다. 관세청은 “메트암페타민에 대한 시장 가치가 높은 한국으로의 지속적인 반입 시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마류와 신종마약류의 밀반입도 이전보다 늘어나는 모양새다. 두 마약류의 올 상반기 적발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18%씩 증가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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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ㆍ대마오일 등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섭취되는 대마류는 적발량의 58%가 합법화 지역인 북미로부터 들어왔다. 라오스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입됐다 적발된 양도 전년 동기 대비 184% 급증했다. 특히 관세청은 지난달 대마가 합법화된 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대마 성분 함유 제품을 구매ㆍ섭취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해외 입국자를 통한 밀수도 재개되는 움직임을 보인다. 항공 여행자의 마약류 적발은 4월 6건, 5월 3건, 6월 10건 등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제 여객기 증편 후 서아프리카ㆍ남미 지역 마약 밀수 조직이 연루된 대형 밀수가 잇달아 적발됐다. 이들은 주로 중장년 한국인을 포섭해 대리 운반하는 형태였다. 해외여행 시 수고비나 공짜 여행 명목으로 개인 화물을 대리 반입해 달라는 요청을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관세청은 밀수 마약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부터 인천 세관 중심의 마약 수사체계를 서울ㆍ부산 세관 등 전국 차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앞으로 마약 수사 인력과 조직을 꾸준히 확충하고 3D X-레이, 마약탐지기 등 첨단 장비를 보완하겠다. 국내ㆍ외 공조 체계도 강화해 지능화하는 마약 밀수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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