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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화웨이가 '자동차 전쟁' 뛰어들 때, 텐센트가 두드린 시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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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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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 빅테크 기업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경계'가 없다는 거다.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자동차를 만들고, 자동차 회사가 스마트폰을 만든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이자 AI 기업인 바이두는 자율주행 완성차 생산·판매 사업에 뛰어들었고, 스마트폰·통신 장비 제조사인 화웨이도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다. 바이두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각종 돌발 상황에 대처가 가능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완성차(a.k.a. 로보카) 양산에 몰두하고 있으며, 화웨이 역시 고급 SUV 전기차 모델인 아이토(AITO)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중국의 빅테크 기업이 사업을 다방면으로 확장할 때 가장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란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 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에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렇게 바이두와 화웨이가 자동차 생산에 힘을 쏟고 있을 때, 중국의 빅테크 기업 텐센트(騰迅·텅쉰)는 전기차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텐센트 클라우드

텐센트 클라우드

텐센트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텐센트 인텔리전트 모빌리티는 전기차와 관련된 각종 서비스를 일체형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제공하는 상품을 내놨다. 소비자는 차량 내부에서 텐센트의 SNS인 위챗과 지도, 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의 도로 상황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 기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급증하는 자동차 클라우드 시장

자동차 산업은 다방면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 전기차로 인해 촉발된 주문 기반 생산은 과거의 자동차 제조 작업장 방식을 지우고, 클라우드를 통해 공장 간 협업을 강화하고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게끔 변화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카 산업의 발전에 따라 스마트 콕핏(Cockpit, 자동차 조종 공간)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크게 높아졌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이 발표한 '2021 중국 자동차 클라우드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자동차 클라우드 산업의 전체 시장 규모는 335억 2000만 위안(약 6조 531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자율주행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분야도 더 촘촘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줘스자동차연구소(佐思汽研)는 '2021~2022 자동차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산업 연구 보고서'에서 신에너지 차량의 지능이 향상됨에 따라 자동차 클라우드 서비스 유형이 지속적으로 세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에너지차의 경우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싼디엔(三电)*, 고정밀 지도, 차량사물통신(V2X·Vehicle to Everything)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외에 시뮬레이션, OTA**등 응용 분야에 대한 클라우드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싼디엔(三电): 배터리·발전기·전자제어장치를 뜻한다.
**OTA: 무선통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기술. 차량에 적용하면 정비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새 기능 추가, 오류 개선, 보안 강화 등이 가능하다.

텐센트 전경

텐센트 전경

텐센트는 무엇이 다른가?

현재 텐센트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바이두, 화웨이 역시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클라우드라는 큰 틀은 같지만, 각각의 기업은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웨이 클라우드는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차량-도로 협업 차량 클라우드 두 영역에 특화돼 있다. 화웨이는 베이징자동차(BAIC)와 협력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어, 자동차 업체의 디지털 요구를 심도 있게 이해한 뒤 개발에 착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바이두는 일찍이 자율주행 자동차 제조 및 생산에 뛰어든 인터넷 기업으로, 자동차 클라우드 서비스는 바이두의 자체 비즈니스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바이두도 지난해 지리 자동차와 합작 법인을 발표해 ▲자동차 업체에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텐센트 인텔리전트 모빌리티는 ▲위챗을 통한 차량 탑승은 물론이고 ▲기업 위챗을 딜러 채널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하는 등 디지털 인프라에 착안해, 자동차 회사의 디지털 프로세스를 실행하는 데 중점을 뒀다. 텐센트는 자동차 회사가 사용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위챗이 차량에서 구현될 때, 단순히 소셜미디어의 한 장면이 차의 큰 화면으로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위챗 ID 하나의 계정으로 사용자에게 전방위의 서비스를 원활하게 연결시켜준다. 아직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위챗을 사용자의 자동차 키로 쓸 수도 있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텐센트의 부총재이자 인텔리전트 모빌리티의 총괄인 중샹핑(钟翔平)은 "텐센트 클라우드와 자동차 회사의 협력은 자동차 회사 디지털화의 각 과정에서 일관되게 진행되며, 자동차 제조 작업 현장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도우미이자 공동건설자로 활약한다"고 언급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

"올해는 자동차 클라우드 산업의 원년이 될 것"

자율주행차가 8시간 동안 생성하는 데이터는 약 8~32TB(테라바이트)로 강력한 데이터 처리, 전송, 저장 능력이 필요하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스마트 자동차의 핵심 기능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디지털 기반이다. 텐센트는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바탕으로, 올해가 자동차 클라우드 산업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텐센트 인텔리전트 모빌리티의 류수취안 부총괄은 "L2(부분적으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주행이 가능한 단계) 이상급 자율주행 자동차 약 20만 대가 시장에 상륙했으며, 자율주행 운전 경험의 최적화는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 분석하고 다시 불러오는 것에 있다"며 "사용자는 OTA를 통해 지속적으로 운전 패턴을 업데이트할 수 있고, 클라우드는 접근 효율성, 컴퓨팅 효율성, 저장 비용 및 서비스 측면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100개 이상의 자동차 회사와 주요 여행 기술 회사가 텐센트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했으며, 35개 이상의 자동차 회사가 텐센트 스마트 콕핏 제품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텐센트는 600개 이상의 업계 파트너와 함께 혁신 솔루션을 만들고 자동차 산업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보안도 놓치지 않았다. 텐센트는 전체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자동차 회사에 데이터 보안 및 규정 준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합 자동차 보안 솔루션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산업 전반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스마트카로 교체되는 시기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차량 자체의 기능과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제는 인프라의 디지털화와 종합적인 건설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시장성을 내다본 텐센트가 자동차 클라우드 산업의 일인자로 등극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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