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로나’ 트럼프는 위중‧바이든은 멀쩡, 차이는 치료제 ‘이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AFP·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AFP·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두 재임 도중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심하게 앓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경증으로 업무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정도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2020년 10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월터리드 군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사흘 동안 입원했다. 그런데 알려진 것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태가 훨씬 위독했다고 전해졌다.

입원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산소 포화도가 떨어진 적도 있고 위험한 고비를 넘긴 적도 있다.

지난해 2월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혈중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폐렴 증세를 나타나는 등 심각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후가 심상치 않자 입원 기간 산소호흡기 부착 필요성도 거론됐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폐에 염증이나 박테리아가 침투했을 때 나타나는 침윤 증상도 보였다고 한다. 산소포화도 역시 90 밑으로 떨어지면 심각하다고 진단을 내리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산소포화도 수치는 80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NYT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4세 고령에 과체중이었기 때문에 위중한 상태였지만, 의료진이 그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며 심각성을 낮추려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흘 만에 퇴원했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퇴원한 지 닷새 만에 백악관 사우스론 앞에서 ‘법·질서를 위한 평화적인 시위’ 행사를 열고 수백 명의 지지자 앞에 섰다.

반면 지난 21일(현지시간)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바이든 대통령은 경미한 증상만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79세의 고령이다.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22일 오전(현지시간) CNN에 방송에 출연해 “전날 밤 10시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업데이트를 받았다”며 “그는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자 조정관은 “증상은 기본적으로 처음과 같다”며 “대통령은 약간의 콧물과 마른기침이 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현재 백악관 관저에 격리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격리 상태에서 화상이나 통화로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뉴스1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뉴스1

둘 다 70대 고령인데…차이점은 코로나 위험성‧백신 접종 및 비만 여부‧그리고 팍스로비드?

외신은 “두 사람의 상태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달라진 의료 환경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는 백신이 없었다. 미국이 일반인을 상대로 한 백신 접종은 2020년 12월에 시작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2번의 접종과 2번의 부스터 샷(추가 접종) 등 모두 4차례 백신 접종을 끝냈다. 마지막인 2번째 부스터 샷을 맞은 시점은 지난 3월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오미크론 변이가 한창이던 지난 1월 “백신 미 접종자는부스터 샷까지 맞은 이보다 입원할 가능성이 12배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치료제도 다르다. 염증 억제제와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팍스로비드로만 치료를 받는다.

팍스로비드는 3일 미만 증상을 앓은 고위험군 환자에서 입원이나 사망 위험을 89% 낮추는 효능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전염병 전문가인 브루스파버는 로이터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의 증상이 악화하지 않는다면 팍스로비드가 유일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성도 크게 떨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당시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지금보다 덜하지만, 위험성은 훨씬 더 높았다.

반면 현재 우세종인 BA.5는 전염성이 매우 높지만, 입원이나 사망 등 중증 위험성은 당시보다 낮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변이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만이라는 위험 인자를 가져 큰 위험을 수반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비만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차이로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최고의 치료를 받았지만, 이는 가용할 수 있는 가장 초기 단계 수준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진단은 트럼프 확진 이후 대처법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