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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이재명 당선은 추락하는 尹에 날개 달아주는 꼴”[‘어대명’ 도전자에 묻는다④]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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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ㆍ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강병원 의원(재선ㆍ서울 은평을)은 19일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지지율 추락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반등의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97세대(90년대 학번ㆍ70년대생)이자 친문(친문재인)계인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기에 처한 윤석열 정부가 ‘북풍’(北風)과 ‘전 정부 탓’을 꺼내 들었지만 잘 안 먹히고 있다”며 “결국엔 윤 대통령이 가장 잘하는 사정(査定) 칼바람으로 승부를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 아내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국민도 깜짝 놀란 위법 행위”라며 이를 “(수사하더라도) 우리가 부당한 탄압이라고 부를 수 없는 ‘사법 리스크’”로 규정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지 않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70% 정도는 이 의원의 출마를 바라지만, 일반 국민의 과반은 그의 출마를 반대한다. 지방선거ㆍ대선 연패 후 우리가 절절히 귀담아들어야 할 건 국민의 목소리다.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어대명이란 말은 맞지 않다.”
당심보단 적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이 의원 지지율이 높다.
“그 후를 봐야 한다. 일부 7인회(이 의원 측근 그룹)를 비롯해 우리 당 많은 의원이 출마하지 말라고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사법 리스크 때문 아닌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여권은 이를 카드로 쓸 거다.”
당원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이 의원의 혁신안은 어떻게 보나.
“이 의원 혁신안엔 직접 민주주의 확대와 당원 투표 활성화가 있다. 당 대표가 밀어붙이고 싶은 것마다 투표에 부쳐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 이 의원의 혁신안은 민심과 당심의 거리를 멀게 해 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자칫 독재의 길로 흐를 수도 있다.”
직접 민주주의의 순기능도 있지 않나.  
“지난해 4ㆍ7 서울ㆍ부산시장 선거 때 ‘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지역엔 무공천 한다’는 당헌을 뒤집은 게 당원 투표였다. 당시 86.6%가 당헌 개정에 찬성했다. 나쁜 결정이었다. (극단적으로 보면) 이렇게 포퓰리즘에 기대 일어났던 행태가 바로 트럼프와 히틀러의 등장이다. 히틀러도 민주적인 절차로 (독일 총통에) 뽑혔다. 토론과 숙의로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게 민주주의지, 그냥 딱 던져놓고 다수결로 결정하는 건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 의원이 당심 영향력을 키우는 건 결국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선가.
“사당(私黨)화의 길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지금처럼 의원들에게 수천 통의 문자 폭탄을 보내는 방식이 소통인가.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팬덤과 결별해야 한다. 우리가 수권(受權) 정당이 되기 위해선 당심만으로 안된다. 민심을 얻어야 권력을 잡을 수 있다.”

강 의원은 이런 말을 이어오다 “친문인저 자신부터 과거의 저의 모습을 반성하고 극복하겠다”는 말을 했다. 문파(文派ㆍ문 전 대통령 지지층)가 당을 장악하며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지 못했던 점을 그는 후회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이 문파의 문자 폭탄을 ‘양념’이라고 부른 것도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강병원이 당 대표가 돼야 하나.
“서울대 총학생회장 시절 저는 이념과 투쟁 중심의 학생 운동에서 벗어나 ‘생활 진보’로 가자고 처음 깃발을 들었다. 원내에 와선 ‘대체공휴일 확대법’이나 ‘미세먼지 특별법’을 관철했다. 출마 선언 후엔 혁신안을 두 차례 발표했다. 항상 시대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해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예비후보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포토섹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 비대위원장, 이동학, 이재명, 강훈식, 강병원, 박주민 당대표 예비후보, 도종환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 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예비후보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포토섹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 비대위원장, 이동학, 이재명, 강훈식, 강병원, 박주민 당대표 예비후보, 도종환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 뉴스1

그런데 강훈식 의원은 ‘사법 리스크를 운운하는 자는 당 대표 자격이 없다’고 했다.
“강훈식 의원이 출마한 건,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이 궤멸적 타격을 입을 거란 걱정이 있어서 나온 거 아닌가. 김혜경 법인카드는 실재하는 일이다. ‘이재명은 안 된다’며 나온 강 의원이 사법리스크를 운운하지 말라는 건 제 발등 찍기다.”
‘당의 대선 후보로 내세웠던 사람을 사법 리스크 있는 인물로 모는 건 자가당착’이란 주장에 대해선.
“당시 이재명ㆍ이낙연 중 당원은 개혁을 잘할 것 같은 이재명을 택했다. 대의를 위해선 지도자의 흠결은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이 반영된 선택이었다. 또 대선 과정 중에서도 여러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을 국민이 잘못됐다고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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