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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권성동에 “표현 삼가라”…사적채용 놓고 ‘윤핵관의 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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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중에서도 핵심인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간 갈등이 18일 다시 불거졌다. 지난 15일 오찬 회동에서 “뿌리가 하나”라며 화합을 강조한 지 사흘 만이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적 채용’ 논란을 빚고 있는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우모씨와 관련한 권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글은 “권성동 대행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고 시작했다. 이어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며 “국민들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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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가 15일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우씨를) 좀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장 의원이) 자리가 없다고 했다.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장 의원은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며 “권 대표가 7급을 부탁했으나 9급이 되었다는 것도 나는 기억에 없으며 우씨 역시 업무 능력과 이력, 선거 공헌도 등을 고려해 직급을 부여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추천자의 지위고하에 전혀 개의치 않았고, 인사팀 또한 저를 믿고 소신껏 일했을 거라 확신한다”며 글을 마쳤다.

권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을 만나 관련 질문이 나오자 “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표 대행 및 원내대표에게 이런저런 쓴소리를 할 수 있다”며 “장 의원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당내 의원, 당원들의 비판을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고 답했다.

추가 확전은 없었지만 두 사람 사이 갈등 전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조기 전당대회냐, 직무대행 체제냐’를 놓고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부각되던 와중에, 지난 10일 윤 대통령 주재 만찬에 권 원내대표만 참석하고 장 의원이 불참하면서 갈등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5일 오찬 회동에서는 화합하는 듯했지만, 사흘 만에 장 의원의 공개 비판이 나오면서 긴장 분위기가 이어졌다. 15일 오찬 때도 장 의원은 “기자들이 어떻게 오찬 장소를 알았느냐”며 주변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장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권 대표가 국정운영의 조력자로서 늘 긴장을 해야 한다는 충정에서 페이스북 글을 썼다. 별다른 정치적 배경은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일을 계기로 권 대표께서 좋은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러면 나는 권 대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리더십’ 요건이 충족돼야 차기 전당대회에서 권 원내대표를 지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여권에선 “전당대회를 놓고 이해관계가 달라질 경우 둘은 더 이상 함께 갈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은 “(국회에서) 소수임에도 똘똘 뭉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임시체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권성동 대행체제’를 비판했다. 일각에선 장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전략적 계산”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 의원 표현이 좀 세다고 생각했는데, 권 원내대표가 곧바로 수용하는 걸 보고 ‘이번 일 배경에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게 아닌가’라고 추론하는 의원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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