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사 먹는 삼계탕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이 1만5000원에 이르는 고물가 시대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16일) 초복을 앞두고 집에서 해 먹는 보양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지역의 삼계탕 1인분 외식비는 1만4885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077원보다 5.7% 올랐다. 닭고기 도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닭고기 도매가는 ㎏당 3959원으로 지난해 7월 평균 가격 3087원에 비해 28.2% 높게 거래됐다.
보양 간편식 매출 350% 증가
이른 폭염에 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복날 음식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소셜 커머스 티켓몬스터가 이달 1~12일 복날 관련 간편식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삼계탕·해신탕 등이 포함된 즉석 탕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0% 증가했다. 티켓몬스터는 대표 복날 음식인 삼계탕·치킨과 인삼·장어·전복 등 각종 기력 보충 상품을 한데 모은 ‘복날 몸보신’ 기획전을 내달 15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조선호텔리조트가 출시한 가정 간편식(HMR), ‘조선호텔 삼계탕’도 지난달 이후 누적 판매량 약 2만1000개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하루 평균 460여 개가 팔린 셈이다. 끓는 물에 중탕으로 데우거나 전자레인지 이용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데다, 국내산 닭에 찹쌀·녹두 등을 가득 넣은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신세계푸드의 보양 간편식인 ‘올반 삼계탕’은 지난달 판매량이 10만 개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이달 첫째 주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나 증가했다. 신세계푸드 측은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수개월째 지속하는 외식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져 합리적 가격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보양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생닭부터 밀키트까지, 보양식 할인 판매
유통업계의 보양식 마케팅도 활발하다. 먼저 가격 할인 및 밀키트 판매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초복을 맞아 다양한 보양식을 선보이는 ‘초복 계육&수산 할인전’을 진행한다. 초복 계육 대표 상품으로 ‘동물복지 백숙’ ‘누룽지 삼계탕 밀키트’ 등 10여 가지 상품을 준비했으며, 최대 30% 깎아준다. 민어·전복·문어 등 대표적 수산 보양식 4개 품목을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이번 행사는 백화점 전점 식품관에서 17일까지 열린다.
SSG닷컴도 초복을 맞아 반값 생닭을 풀고, 간편 보양식을 최대 반값에 팔고 있다. 보양식 관련 상품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자 2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14일엔 단 하루 서울·경기 일부 권역에 한해 ‘하림 두 마리 영계(500g·2입)’ 생닭 상품을 50% 할인한 4800원에 판매한다. 이튿날부터 17일까지는 40% 할인한 5760원에 살 수 있다.
또 간편 보양식을 찾는 고객을 위해 HMR과 밀키트 등 대표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14~27일 ‘올반 영양 삼계탕 900g’은 40% 할인한 6590원에, ‘CJ 비비고 누룽지 닭다리 삼계탕 550g’과 ‘동원 양반 수라 통다리 삼계탕 460g’은 33% 할인한 5650원에 각각 구매할 수 있다.
삼계탕 대체재, 오리·치킨 어때요
외식 업계에선 삼계탕 대체재로 오리 도시락·치킨 세트 등을 내놓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자사 몰에서 내달 17일까지 ‘통다리세트’‘순살세트’ 등 인기 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복날엔 계이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은 여름철 보양식 신메뉴로 ‘오븐구이 오리 도시락’을 출시했다. 고온에서 통째로 세 번 구워 기름기를 줄인 오리고기를 6900원에 선보였다. 한솥 관계자는 “오리 도시락의 경우 출시 2주 만에 판매량이 10만 개를 넘어섰다”며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합리적 가격에 건강과 맛을 둘 다 챙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보양식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