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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한국 영공에 ‘스텔스 전투기’ 띄워 김정은에 경고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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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미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가 4년7개월 만에 한국 영공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2 스텔스 폭격기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추인 호주에 배치됐다.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최근 연일 방사포 등을 쏘는 등 긴장을 높여온 북한에 한·미가 스텔스 무기체계로 경고를 날린 셈이다.

14일 공군은 한·미 양국의 F-35A를 포함한 다양한 전투기가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한국 영공에서 연합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공군의 F-35A, F-15K, KF-16, FA-50과 미 공군의 F-35A, F-16 등 30여 대가 참가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 공군 F-35A가 한반도에 일시 배치돼 훈련에 나선 건 2017년 12월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 초기 북한이 다량의 미사일을 쏘고 같은 해 9월 3일 6차 핵실험을 한 데 따른 조치였다. 당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항공모함 세 척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 동시에 집결시키는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섰다.

한·미 공군은 지난 3월 25일에는 F-35A를 각각 대규모로 동원해 지상 활주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코끼리 걸음)’에도 나섰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다음 날이었다.

군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들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가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전략자산 전개에 합의한 뒤 후속 조치 차원에서 계속 협의하다 이번 훈련을 이달 초 (전격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 책동으로 조선반도(한반도)엔 임의의 순간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극히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위협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훈련은 전쟁을 막기 위해 대비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전쟁이 날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북한 핵 위협이 전쟁 위기를 부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호주 동부 브리즈번 외곽 앰벌리 공군기지에는 ICBM·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의 하나인 B-2 스텔스 폭격기가 임시 배치됐다.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측은 지난 12일 “(B-2 배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든 잠재적 위기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태세 향상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미군 소식통은 “최근 B-1B를 배치했던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B-2를 연내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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