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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식당 다툼 진실은? 곽상도 "후배 취급 탓" 정영학 "돈 문제였다" [法ON]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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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으로 거론되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13일 재판에서도 서울 서초동 소재의 S식당 회동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곽상도 전 국회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중앙포토]

곽상도 전 국회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중앙포토]

이 식당 만찬에 대장동 수사팀이 유독 주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곽 전 의원이 김만배 화천대유 회장을 비롯한 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요구해 받은 건지 규명할 수 있는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사이에 돈 문제로 큰 말다툼이 있었던 건 또 다른 ‘대장동 일당’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공통된 진술입니다. 그러나 시점을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다양한 시기의 날들이 거론됐죠.

곽 전 의원은 ‘S식당에서 돈을 달라는 이야기를 하며 이들을 만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왔는데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는 디테일이 조금 더 뚜렷해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檢 “수행비서 10분거리 대기”에 곽상도 “1~2분내 와야” 공방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S식당 말다툼이 벌어진 날로 ‘2018년 11월 19일’을 지목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서초동에서 다른 저녁 약속이 있었지만 대장동 일당과 S식당 모임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주거지는 송파, 직장은 여의도, 지역구는 대구인 곽 전 의원이 왜 하필 대장동 일당과 같은 날 서초동에 있었냐’고 공세를 퍼부었죠.

당시 수행비서 A씨가 당일 곽 전 의원을 기다리면서 서초동의 한 김치찌개 식당과 카페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S식당과 약 500m(도보 10분 거리)라는 점도 짚었습니다. 또 주차비 2000원이 그 식당 발레 주차비용이 아니냐고도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그러자 곽 전 의원은 “수행비서는 바로 그 근처에 있다가 1~2분 안에 온다. 10분씩 기다리지 않는다”며 “수행비서들의 일정이나 행동하고 안 맞는 얘기”라고 주장했습니다.

곽 전 의원은 그 날 서초동에서 만남은 있었지만, 수 년 전이니만큼 어느 식당에서 누구와 어떤 만남이었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은 “수행비서가 일정표나 수첩에 기재한 내용이 없느냐”, “누굴 만났는지는 기재하지 않더라도 몇월 몇일 몇시 어느 식당은 기재하는 것 아니냐, 폐기를 하는 것이냐, 원래 안 만드는 것이냐”고 집중적으로 캐물었죠.

그러자 곽 전 의원은 당시 수행비서 A씨가 ‘(일을) 처음 하는 친구’라고 묘사하며 “최근 하는 친구는 메모를 하고 그런 친구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안 돼있는 것 같다. 제가 (이 상황이)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곽상도 “좋은 생각, 좋은 뜻으로 살자고 했더니…화 버럭 내”

말다툼에 대한 대장동 일당과 곽 전 의원의 진술도 엇갈립니다. ‘금전 요구’란 말다툼의 원인은 물론 시점에서도요. 다만 김만배씨와 ‘말다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는 그 역시 동의하고 있습니다. 곽 전 의원은 “안해도 될 충고를 해서”라고 말합니다. 곽 전 의원은 검사로 근무할 때 지방으로 좌천되는 등 어려운 시절일 때 찾아온 당시 법조 기자였던 김만배씨와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사업이 궤도에 올라 형편이 풀린 김씨에게 ‘옛날 생각하며 잊지말고 사는게 좋지 않으냐. 좋은 생각 좋은 뜻으로 살자’고 얘기했는데 시비가 붙었다는 게 곽 전 의원의 주장입니다.

그러자 검찰은 다소 황당해하며 “그렇게 얘길 했더니 김씨가 화를 버럭 냈다는 거냐”고 되물었죠. 곽 전 의원은 “(김씨가) 후배들까지 데리고와 동석했는데 제가 김씨를 후배 취급하니까 그런 것들이 본인으로서는 기분 나빴던 것같다”고 추측했습니다.

동석했던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정 회계사는 그날 저녁 자리에서 “돈도 많이 벌었으니 나눠 줘야지”(곽 전 의원)라는 요구에 “회사 돈을 어떻게 주느냐”(김만배씨)고 해서 다툼이 벌어졌다고 했죠. 남 변호사는 “당시 김씨가 책상을 손으로 꽝 치면서 ‘없는 데 어쩌라는 거냐’고 했고, 화가 나서 김씨 얼굴이 빨개진 상황이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곽 전 의원은 약간 웃거나 달래는 느낌으로 “뭐 이렇게까지 하느냐”는 식으로 대응했다니 정 변호사와 ‘돈 때문에 다퉜다’는 틀에서는 비슷한 맥락이네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 연합뉴스

“대장동 컨소시엄에 내가 뭘 했나…답답하다”

그 밖에도 곽 전 의원은 이날 재판에서 줄곧 자신에게 적용된 뇌물수수 혐의의 전제가 된 대장동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아는 것이 없고 언론에 보도된 의혹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하나은행 어딨는지도 모르는데 자꾸 청탁했다고 하니 나도 답답해 죽겠다”고 했죠.

재판부는 오는 20일 공판에서 곽 전 의원 증인 신문을 마무리하고 같은 날 오후 의혹의 중심에 있는 아들 병채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 명목 50억원을 받은 아들을 곽 전 의원의 ‘뇌물의 통로’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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