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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이른 ‘6차 대유행’...“접종ㆍ치료제 집중, 일률적 거리두기 안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여름 재유행의 초입에 들어선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여름 재유행의 초입에 들어선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6차 대유행’이 예상보다 3개월가량 빨리 찾아올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전파력이 더 빠르고, 기존 면역을 보다 잘 뚫는 오미크론 후손 격의 변이 BA.5가 확산하면서다. 당국은 백신 접종과 먹는 치료제 처방에 집중하고 과거와 같은 일률적인 사회적인 거리두기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중대본, 코로나19 재유행 대응방안 발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3일 이러한 내용의 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 대응방안을 공개했다. 중대본은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기존 60세 이상 및 면역저하자에서 50대와 18세 이상 기저 질환자로 확대키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4차 접종은 코로나 중증화로의 진전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정부는 대상 국민의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또 취약시설 중 요양병원ㆍ시설뿐 아니라 장애인시설과 노숙자시설까지 백신 접종을 확대하겠다고 한 총리는 설명했다. 치료제는 팍스로비드 80만명분, 라게브리오 14만2000명분 등 총 94만2000명분을 추가로 도입한다.

정부는 지난 4월 18일 하반기 코로나19 유행 분석 당시 11월 중 약 16만~17만명 규모의 정점을 예상했다. 하지만 BA.5가 확산하면서 재유행 시기가 2~3개월 당겨졌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9월 말 최대 18만5000명의 정점이 예상된다”라며 “전파율 시나리오에 따라, 10월 중순 16만5000명~9월 중순 20만7000명 정점으로 폭넓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확진자 증가에 따라 중환자와 사망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월 말~10월 중순 최대 1200~1450명의 중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게 되고, 사망자 역시 9월 말~10월 중순 하루 최대 90~100명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총리는 “전파력이 빠르고 면역 회피 특성이 있는 BA.5 변이가 확산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재유행이 시작되고 있다”며 “질병청과 전문가들은 8월 중순에서 9월 말 하루 최대 2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BA.5의 높은 전파력, 일상회복 가속화 시점, 국민 수용성 등을 고려할 때 유행 억제를 위한 거리두기 재도입은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적 모임 5인ㆍ영업시간 9시 제한 등의 일률적인 거리두기는 다시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따라 중증도ㆍ치명률 등 방역지표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예방접종ㆍ치료제ㆍ병상 확보 등 방역ㆍ의료 체계 중심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광범위한 사회활동 제한은 최소화하고, 사회ㆍ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사회적 거리두기는 치명률 증가 등 유행 상황의 중대한 변화 발생 시 부분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거리두기도, 백신(접종)도 강제로 안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겨울만 잘 넘기면 내년부터는 훨씬 다른 세상에 살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왜냐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충분히 우리 손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을 향해 "(실내)마스크 착용, 손 위생, 불필요한 모임 자제만 잘 지켜준다면 코로나를 걱정하지 않고 사회·경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당부했다.

한덕수 총리는 “중증 입원 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며 “현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0% 수준으로 충분한 여력이 있지만, 최대 20만명이 발생하더라도 입원 치료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중환자 등의 병상은 5700개 정도로 줄었지만, 하루 확진자 14만6000명까지는 대응 가능하다는 게 중대본 설명이다. 다만 20만명 발생 시를 대비해 1400개 병상을 추가로 다시 가동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입원하지 않고 재택치료를 받는 확진자들이 동네 병ㆍ의원에서 검사, 치료, 처방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진료기관’를 현재 6천338개소에서 1만개소로 7월 말까지 앞당겨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확진자) 의무 격리 7일은 유지하되 현 단계에서 거리두기 의무화 조치는 시행하지 않는다”며 “다만 유행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경우 선별적ㆍ단계적 거리두기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유행이 확산되더라도 국민생활에 광범위한 제한을 가져오는 전면적인 거리두기보다는 사회 각 분야별로 국민 참여에 기반한 자발적 거리두기를 중심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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