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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피서' 성지, 동해안…내비·카드 빅데이터가 찍은 '원픽' [e즐펀한 토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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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보내는 '첫 피서철' 

지난 3일 오후 강원 속초시 중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이 피서철을 맞아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모습. 일부 관광객은 마스크를 내린 채 간식을 먹으며 쇼핑을 즐겼다. 박진호 기자

지난 3일 오후 강원 속초시 중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이 피서철을 맞아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모습. 일부 관광객은 마스크를 내린 채 간식을 먹으며 쇼핑을 즐겼다. 박진호 기자

지난 3일 오후 강원 속초시 중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이후 첫 피서철을 맞아 시장 안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부 관광객은 마스크를 내린 채 길을 걸으며 간식거리를 먹고 쇼핑을 즐겼다.

이 시장은 지난해 피서철인 7~8월 두 달간 강원도를 찾은 관광객의 내비게이션 인기 검색지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설을 현대화해 깨끗한 데다 전국적으로 소문난 닭강정과 막걸리술빵, 튀김, 벌집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가 다양해서다.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현장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어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13년째 시장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아 온 이경순(59·여)씨는 “코로나 땐 다 마스크 쓰고 음식도 전부 포장이라 장사가 잘 안됐는데 2~3주 전부터 관광객이 늘기 시작하더니 이번 주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마스크를 벗고 다닐 수 있게 되면서 현장에서 먹는 간식거리가 잘 팔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동해안 관광지 '인산인해'

지난 3일 오후 강원 속초시 중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이 피서철을 맞아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3일 오후 강원 속초시 중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이 피서철을 맞아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 박진호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3년 만에 정상화를 앞둔 강원 동해안 해변과 시장 등 대표 관광지가 일찌감치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강원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은 주로 어떤 곳을 검색하고 찾아가는 걸까. 한국관광 데이터랩 자료를 분석해 올여름 관광객 마음을 사로잡을 ‘원픽(One Pick·가장 마음에 드는 한 가지)’을 예측해봤다. 지난해 7~8월 강원도를 찾은 관광객의 내비게이션 행선지와 신용카드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피서철 강원도를 찾은 관광객 인기 검색 목적지 순위 1위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이 차지했다. 두 달간 검색 수만 16만6883건에 달했다. 2위는 속초해변(7만8368건), 3위는 강릉 경포해변(5만8754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속초해변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통해 접근이 용이한 데다 해수욕장 주변이 도심이라 대형마트와 터미널 등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 경포해변은 주변에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이 많고, 해변이 넓어 늘 피서객으로 붐빈다. 더욱이 이들 해변엔 대형 조명시설이 있어 야간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지난 3일 찾은 경포해변은 개장 전임에도 물놀이 나선 피서객으로 붐볐다. 일부 관광객은 튜브나 서핑보드를 타며 시간을 보냈다. 해변에서 만난 정민철(35·서울)씨는 “마스크를 벗고 해변을 거닐 수 있는 자유를 다시 느낄 수 있어 좋다”며 “하지만 벌써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음식점마다 손님이 가득 차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효과 ‘톡톡’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이 개장 전임에도 물놀이 나선 피서객들로 붐비는 모습. 일부 관광객은 튜브나 서핑보드를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진호 기자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이 개장 전임에도 물놀이 나선 피서객들로 붐비는 모습. 일부 관광객은 튜브나 서핑보드를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진호 기자

4위는 양양 서피비치(5만41건), 5위는 쏠비치삼척(4만8165건)이었다. 1위부터 14위까지 모두 동해안 해수욕장이거나 근처에 있는 시설이었다. 서피비치도 최근 몇 년 사이 ‘서핑성지’로 유명해지면서 다양한 먹거리와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쏠비치삼척은 바다를 품은 리조트로 피서철엔 예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기간 지역 맛집 순위도 대부분 동해안 음식점이 차지했다. 1위는 속초 조양동에 있는 청초수물회(3만2691건), 2위 강릉 초당두부마을에 있는 동화가든(2만8885건), 3위 속초 영랑동에 있는 봉포머구리집(2만5271건) 등이었다. 신용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관광소비 유형은 식음료업(1285억9778만원)이 54.2%로 1위 차지했다. 숙박업(409억1150만원)은 17.2%, 여가서비스업(403억8649만원)은 17%, 쇼핑업(269억3476만원)은 11.3%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기 키워드로 본 여행유형(트렌드)은 1위가 미식(LA갈비·감자·껍데기), 2위 자연경관(계곡·둘레길·바다), 3위 레포츠/운동(글램핑·수영장·차박), 4위 휴식/힐링(태교여행·힐링여행), 5위 문화예술(극장·워크숍·클럽)이 차지했다. 동반유형 1위는 기타가족(가족·엄마·오빠), 2위 부모님(부모님·할머니·아버님), 3위 배우자(남편·와이프·주말부부), 4위 자녀(미성년자·아들·딸내미), 5위 연인(여자친구·남자친구·연인) 등이었다.

피서철 인력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3년 만에 정상화로 관광객은 계속 몰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부 음식점은 일할 사람을 뽑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커피거리를 유명한 강릉 안목해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만집(61)씨는 피서철을 앞두고 일할 직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피서철 횟집 운영에 30명가량이 필요한데 현재 17명이 전부다.

최씨는 “구인 광고를 낸 지 꽤 오래됐는데 기존에 있던 직원 16명 말고 신규직원 1명이 들어온 것이 전부”라며 “코로나 이전엔 외국인도 5명 정도 있고, 아르바이트하려는 학생도 많았는데 요즘은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소연했다.

강원 동해안 6개 시·군은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특색있는 시책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강릉시는 경포해변에 드론 인명구조대를 운영하고 한낮 무더위를 피해 오후 9시까지 야간 입수가 가능하게 했다. 경포해변에서는 개장일인 8일부터 10일까지 맥주축제가 열린다. 속초해수욕장도 늦은 시간까지 물놀이가 가능한 야간개장을 한다.

아이스 정류장·맥주축제 다양한 시도

지난 3일 강원 속초시에 있는 청초수물회 음식점이 손님으로 가득찬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3일 강원 속초시에 있는 청초수물회 음식점이 손님으로 가득찬 모습. 박진호 기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동해시는 서퍼 유치를 위해 망상서피비치를 조성하고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아이스 정류장을 만들었다. 동해 망상해변에서는 오는 23∼24일 전국 남녀비치발리볼대회, 29일부터 8월 2일까지는 망상해변 코리아 힙합 어벤져스가 각각 펼쳐진다.

삼척시는 삼척해수욕장에 어린이 놀이터를 조성하고, 고성군은 봉수대해수욕장 인근에서 섭바위 호핑투어를 운영한다. 호핑투어는 바다를 돌아다니며 낚시·스노클링·산책 등 다양한 체험을 하는 여행을 말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이번 피서철에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참았던 ‘보복 피서’로 많은 피서객이 동해안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명사고 없는 안전하고 특색있는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 동해안 6개 시·군은 8일 강릉 경포와 양양 낙산 등을 시작으로 15일까지 차례로 개장해 8월 21일이나 28일까지 83개 해수욕장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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