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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 시신소각 직후 靑 NSC...그뒤 군사비밀 40건 삭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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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씨가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그의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내용과 관련한 군사 비밀 정보 40여 건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 이후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수부 공무언 이대준 씨의 부인이 6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수부 공무언 이대준 씨의 부인이 6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정부 소식통은 7일 “그해 9월 22일 밤 북한군이 사살한 이씨의 시신을 소각하는 장면이 포착하자, 23일 새벽 1시쯤과 오전 10시쯤 두 차례 NSC가 잇따라 열렸다”며 “NSC 이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ㆍ밈스)에 올라온 군사 비밀 40여건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밈스에서 사라진 군사 비밀들은 이씨 사망 과정에 대한 대북 감청 정보(특별정보ㆍSI) 등 중요 사항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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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스는 군사 첩보ㆍ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 내부의 보안 전산망이다. 합동참모본부 국방정보본부가 운영하는밈스의 군사 첩보ㆍ정보는 각 군의 작전사령부와 그 예하 부대는 물론 한미연합사령부와 국가정보원에서도 열람할 수 있다.

군 당국은 이와 관련 밈스의 군사 정보 삭제 사실에 대해선 인정했다. 이날 열린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밈스에 탑재된 민감한 정보가 직접적인 업무와 관계없는 부대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필요한 조치는 삭제를 뜻한다.

김 실장은 “원본까지 삭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에 따라 (절차상) 행해진 조처로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또 밈스의 삭제 군사 정보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밈스 정보가 일괄 삭제된 경위를 놓곤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밈스에 등록한 군사 정보를 삭제하는 경우는 아주 이례적“이라며 ”그것도 40건 넘게 일괄적으로 뺐다는 것은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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