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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주유소, 기름값 내려라"에 베이조스 "시장도 모르면서…"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가 인플레이션 원인을 둘러싸고 트위터로 설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유소를 향해 기름값을 내리라고 압박하자 베이조스 창업주가 대통령이 부당한 지시를 했거나 시장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주유소를 운영하거나 주유소 가격을 정하는 기업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금은 전시(戰時)이자 세계적인 위험의 시기"라면서 "(휘발유를) 들여오는 가격을 반영해 주유기에서 (소비자에게) 받는 가격을 낮추라"고 썼다.

이날 오후 베이조스는 "인플레이션은 백악관이 이런 식 발언을 계속 발표해야 할 정도로 너무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는 거두절미하고 부당한 지시(misdirection)를 했거나 기본적인 시장 역학에 대한 깊은 오해(misunderstanding)"라고 트윗에 올렸다.

그러자 이번엔 백악관이 베이조스가 쓴 표현을 그대로 반복하며 반박에 나섰다.

카린 장피엘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한 달간 유가가 (배럴당) 15달러 정도 떨어졌지만, 주유소 가격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면서 "그건 기본적인 시장 역학이 아니다. 미국 소비자들을 실망하게 하는 시장"이라고 반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도 거들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이 사안이 잘못된 지시였다는 생각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P)과 악시오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력 매체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물가 급상승 원인을 둘러싼 설전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고유가 책임을 주유소에 돌리는 듯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WSJ은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지불하는 가격은 주유소 운영 업체뿐만 아니라 시추업체, 정유업체, 운송 등 다양한 변수로 결정된다고 전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로이터=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조스는 아마존을 설립한 현재 세계 3위 부자이며,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한 사주이기도 하다. 그가 인플레이션 원인과 처방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어긋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베이조스는 지난 5월 바이든 정부가 추진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이 입법에 실패했을 때 트위터에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 지출에 3조5000억원을 추가 편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그들이 만약 성공했다면 인플레이션은 오늘날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40년 만에 최고치"라며 바이든 정부를 저격했다.

부자와 대기업 세금을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바이든 대통령 발상에 대해 베이조스는 세금 인상과 인플레이션 억제는 각각 필요하지만 둘을 한데 뭉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은 지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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