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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하면 '스매싱'했다···이준석·배현진 갈등 한 달 [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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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께서 많이 유출하지 않으셨습니까?”
“발언권을 득하고 말씀하세요.”
“본인께서 언론과 나가서 얘기하신 걸, 누구의 핑계를 대면서.”
“단속해볼까요? 한번?”

지난 20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 간에 고성이 오갔다. 생중계 중인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 간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이준석 대표 구상이 도화선이었다. 지난 2일 이 대표는 “당원 민주주의를 더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공천제도에 있어 적절한 수정을 연구하는, 정당 개혁을 목표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는 이 대표의 사조직에 가깝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반발했다. 특히 ‘공천개혁’을 문제 삼았다.

지난 23일 회의에선 배 최고위원이 악수를 청했지만 이 대표가 이를 무시하고 ‘패싱’했다. 배 위원은 돌아와 이 대표 어깨를 ‘스매싱’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가 한기호 사무총장에게 조직위원장 공모 현황을 보고받자, 배 최고위원은 “벌써 당원협의회에서 공천권 문제가 불거지는데, 당 내분처럼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조직위원장 임명과 공천은 별개”라고 응수했다. 이후에도 배 최고위원은 “당을 위해 좋은 얘기를 하면 때로는 대표가 좀 들으라”고 하자, 이 대표는 “얻다 대고 지적질이냐”며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정미경 최고위원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옆에 있는 우리가 더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두 사람 갈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놀고 있네”라고 했다.

두 청년 정치인이 다투는 사이 국민의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일~24일 국민의힘 지지율은 44.8%로 전주보다 2.0%포인트 하락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39.5%로 0.1%포인트 상승했다.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선 배 위원이 조금 늦은 오전 9시 4분에 나타나는 바람에 두 사람의 ‘악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먼저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이날 MBN '프레스룸'에 출연한 이 대표는 '악수패싱'에 대해 "한편으로는 프레임 씌우기와 타박하기를 하며, 한편으로는 웃는 얼굴로 다가오는데 (저는) 앞뒤가 다른 경우에는 굉장히 강하게 배척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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