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10m 바닷속 펄에 잠겨 뒤집힌 채 발견된 조유나(10)양 가족의 차량은 트렁크가 열린 상태였다. 차문도 열리지 않아 차량에 탑승자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29일 광주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2분쯤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인근 방파제에서 약 80m 떨어진 물속에서 아우디 승용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물이 탁해 잠수 요원의 시야가 제한된데다 차량 '선팅'(틴팅·햇빛을 막기위한 유리창 코팅)이 진하게 돼 있어 강한 빛으로 창문을 비춰도 내부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차량이 발견된 장소는 가두리양식장 끄트머리에 달아놓은 부표 바로 아래였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수중 탐색 장비를 동원해 해안을 수색하던 해경 경비정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발견 당시엔 썰물이었음에도 수심이 10m가량 돼 해수면 위나 육지에서 발견하는 것도 불가능한 위치였다.
전날부터 투입된 육경과 해경 잠수부가 이날 수중 수색을 하던 중 방파제 인근에서 아우디 차량 부품(그릴)을 발견하고 주변을 집중적으로 뒤져 2시간 만에 양식장 부근 바닷속에서 차량을 찾았다.
이 차량은 조양의 아버지(36)의 승용차와 차량 번호가 같았고, 트렁크 안에서 채취한 지문 역시 유나양 가족 지문과 일치했다고 한다. 경찰은 트렁크에 남아있던 여행용 가방과 손가방 등 일부 유류품을 회수해 정확한 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이 가방엔 옷가지와 목 베개 등 일상적인 물품만 들어있었다고 한다. 손가방은 '제주공항면세점'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이번 실종과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중에서 차 문을 열면 탑승자의 소지품 등 내부 증거물이 유실될 우려가 있는만큼, 추가 작업은 하지 않고 유실물 방지망을 설치하는 조치만 해뒀다. 탑승자가 있더라도 사망한 것이 명백할 것으로 보여, 경찰은 29일 오전 크레인이 장착된 철선을 동원해 차량을 그대로 인양할 예정이다.
경찰은 조양 가족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당일 비슷한 시각, 이 주변에 해당 차량이 지나간 점 등을 근거로 바닷물 속에 잠긴 차 안에 탑승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실종 가족의 시신이 인양되면 변사처리하고 가족에게 인계할 것"이라며 "통신·의료 기록 수사도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