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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죽여버릴라" 전주시장 당선인의 폭언…"터질 게 터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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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이 지난 10일 전북 전주시 민주당 전북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전북도당 기초단체장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이 지난 10일 전북 전주시 민주당 전북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전북도당 기초단체장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우범기, 시의회 직원들에게 폭언" 논란 

우범기(59) 전주시장 당선인이 최근 전주시의회 직원들에게 '죽여버리겠다'는 취지로 말해 폭언 논란에 휩싸였다.

23일 전주시·전주시의회에 따르면 우 당선인은 지난 20일 완주 상관리조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전주시의원 당선인 워크숍 만찬에 인사 차 참석했다. 이날 '제12대 전주시의회 의원 당선인 의정 활동 아카데미'에는 초선 의원 17명 전원과 다선 의원 일부가 모여 외부 강사 강연 등을 듣는 자리였다. 전주시의회 직원 90여 명도 대부분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우 당선인은 만찬 중간에 합류해 술잔을 주고받다 시의원 당선인 일부와 의견 차이를 보이며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목격자들은 "우 당선인이 오후 10시쯤 술자리를 마치고 자리를 뜰 때 우 당선인을 본 남녀 직원 3명이 인사를 하자 그가 '확 죽여버릴라'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전북 완주 상관리조트에서 열린 '의정 활동 아카데미'에서 제12대 전주시의회를 구성할 초선 당선인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전주시의회

지난 20일 전북 완주 상관리조트에서 열린 '의정 활동 아카데미'에서 제12대 전주시의회를 구성할 초선 당선인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전주시의회

당선인측 "술자리서 언쟁…분에 못 이겨 혼잣말"

전주시의회 한 직원은 "폭언을 들은 직원들이 너무 당황한 나머지 표정이 굳고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며 "주위에 있던 직원들과 우 당선인 측 수행원들도 어쩔 줄 몰라 웅성웅성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4선 중진인 A 의원이 우 당선인에게 '직원들도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고, 딸인데 이렇게 하면 되겠느냐'고 말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A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선인과 직원 몇몇이 서 있는데 경직된 상태여서 분위기만 환기하고 지나갔다"며 "인사권을 쥔 상사가 거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편한 것인데 직원들이 불편해 보이기에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면 안 되죠'라고 말했다"고 했다.

전주시 안팎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전주시 한 공무원은 "시장 취임 전이지만 우 당선인이 말을 함부로 한다는 건 직원들 사이에서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번 일로 직원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행여나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 당선인 측은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은 맞다"면서도 "직원들을 향해 한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당선인이 술자리에서 과음한 데다 시의원 당선인 일부와 언쟁을 벌여 기분이 언짢은 상태에서 본인 스스로 분에 못 이겨 허공에 대고 혼잣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부안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우 당선인은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과 전북도 정무부지사 등을 지낸 뒤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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