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과 협치 거부한 국민의힘…“차기 주자 키워줄 일 있나”

중앙일보

입력 2022.06.23 05:00

업데이트 2022.06.23 17:16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김동연 당선인,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 김동연 당선인 측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김동연 당선인,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 김동연 당선인 측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제안한 협치 제안이 결국 무산됐다. 김 당선인이 국민의힘에게 경기지사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2명 추천을 제안했지만,국민의힘이 추천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김 당선인의 협치 제안은 지난 7일 처음 공식화됐다. 김 지사가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경기도당 위원장)에게 국민의힘의 인수위 참여를 제안했고, 김 의원도 동의했다. 김 당선인은 당시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분들과 인수위를 꾸려서 도정에 대한 계획을 짤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김동연 제안 받은 이유는?

22일 김 의원 측에 따르면, 김 당선인의 국민의힘 경기도당 방문 전부터 김 의원과 김용진 인수위 부위원장 사이에 협치 논의가 오갔다고 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이었던 김 의원은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김 부위원장과 국회에서 예산 협의를 하면서부터 알고 지냈다.

김 의원은 향후 경기도정에 영향력을 가질 수 있고, 산하기관 인사 추천권도 행사할 수 있는 측면 등을 고려해 김 부위원장이 전한 협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과거 남경필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기우 전 의원을 사회통합부지사로 임명했던 협치 사례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줬다.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왼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왼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당선인과 김 의원은 경기도당 회동 이후 인수위 내 '연대와 협치 특별위원회'와 미래농어업혁신TF(태스크포스) 두 곳에 국민의힘이 인수위원을 추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그러자 김은혜 경기지사 전 후보가 “내가 인수위원을 추천하겠다”며 김 의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이 “그러시라”고 답했다는 게 김 의원 측 주장이다. 반면 김 전 후보 측은 “김 의원이 인수위원을 추천해달라고 먼저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쨌든 결과적으로 김 전 후보는 인수위원을 추천하지 않았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김 전 후보와 사전 협의 없이 협치 제안을 수락했고, 김 당선인도 지방선거 때 맞상대였던 김 전 후보에게 아무런 언급도 없이 경기도당에게 직접 협치 제안을 했기 때문에 김 전 후보측이 불쾌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 관계자들 중엔 “선거 당시 양측의 고소·고발은 진행 중인데 협치 제안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보여주기식 협치제안으로 보는 시각이다.

차기 대선주자인 김동연 견제론도 판단에 영향

결국 교통정리에 나선 권성동 원내대표가 최근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굳이 ‘김동연 인수위’에 참여를 해야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인수위 참여에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긴 질문이었다. 김 의원은 “그럼 중앙당에서 판단을 해달라”고 답했다. 중앙당은 결국 김 당선인 제안을 거절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21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인수위원 2명을 추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와 권성동 원내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에 참석해 행사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와 권성동 원내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에 참석해 행사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런 저간의 사정은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김동연 견제론’이 중앙당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선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 중 김 당선인을 위협적인 주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경기지사 선거 패배가 참 뼈아프다. 김 당선인이 조응천 의원과 같은 사람들과 민주당을 ‘합리적 진보’로 만들면 우리로선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인데, 김 당선인이 협치 이미지를 통해 대선 주자로 몸집을 키우는 행보에 국민의힘이 굳이 들러리 설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 당이 굳이 김 당선인을 도울 필요가 없다고 중앙당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경기지사 선거에서 패했는데 우리 당 도당위원장이 곧바로 김 당선인을 돕는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