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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지원의 댓글 읽어드립니다

"류호정 퍼포먼스 좋게 보진 않아…정의당, 지난 5년 역행 그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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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필진이 자신의 칼럼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생각을 나누는 콘텐트인 '나는 고발한다 번외편-댓글 읽어드립니다'를 비정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오늘은 문재인 정부 5년간 이어진 민주주의의 퇴행을 비판적 관점에서 분석한『대통령의 숙제』라는 책을 낸 한지원 작가가 주인공입니다. 한 작가가 쓴 '盧·文비판이 금기인 정의당...민주당 종속 벗고 '뇌' 찾아오라' 칼럼에 달린 댓글에 그가 직접 답변해드립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지원 작가는 지난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진보로 포장한 더불어민주당의 포퓰리즘 정치가 몰락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는 앞으로 진보가 재건하려면 민주당식 정치와 결별하고 포퓰리즘에 맞서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습니다.
한 작가는 또 "한 번도 제힘으로 날아오른 적이 없었다"며 정의당에 대해 쓴소리를 했습니다. 그는 "검찰개혁 이슈와 관련 그저 민주당 입장을 추종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쟁점에서 늘 민주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며 "사실상 당의 두뇌와 집권 가능성을 민주당에 맡긴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의당은 민주당의 발언과 입법이라면 일단 의심하고, 입만 열면 민주당을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독자는 한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지만, 일부는 "정의당이 내세우는 소수의 가치도 소중하다"고 말하거나 거꾸로 "정의당의 페미니즘과 동성애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한 작가의 생각은 어떨까요?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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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장 큰 표를 가진 세대가 정의당이 주장하는 진보적 다양성, 가치에 동감하지 못하는 탓도 큽니다. 대중 정당이라면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동성애를 대놓고 지지하지 않는 미움받지 않는 정치를 해야 하니까요. 제2의 안티 민주당이 되라는 조언은 정의당도 그 지지자도 너무 무시하는 발언이라 생각합니다.(pray***)
진보 정당은 당연히 페미니즘을 지향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페미니즘은 가부장제라는 남성 중심의 질서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성별에 상관없이 평등하고 동등한 존재로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자는 입장입니다. 혹시 페미니즘의 '페'자만 봐도 분노가 치미는 분들도 한 번쯤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고요. 하지만 정의당이 균형을 잃은 건 사실입니다. 검찰개혁, 경제 정책, 민생 등에 대한 고민보다 페미니즘 퍼포먼스가 두드러졌죠. 정의당 보고 안티 민주당이 되라고 조언한 이유는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정치가 전문가들이 흔히 말하는 '가장 퇴보한 정치'이자 '위험한 정치'인 포퓰리즘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민주당 정치를 비판하고 시민에게 알리는 게 진보 정당의 역할인 겁니다.
이따위 진보라면 애초에 필요치 않다. 진보란 정치적 이득에 골몰하지 않고 항상 양심에 기반을 둔 옳은 소리를 할 때 비로소 차츰차츰 그 영역이 넓어질 것이다.(gunn***)
양심, 말은 좋은데 참 어렵습니다. 뭐가 양심적인 걸까요? 이렇게 복잡한 사회에서 선과 악을 가르고 자신을 선으로 규정한 뒤 '선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게 바로 앞서 이야기한 민주당의 포퓰리즘 정치 행태입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규칙을 정해서 지키는 것이 정의고, 이를 따르는 게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게 싹 무시당했죠.
국회의원 수 200명으로 하고, 비례대표제 폐지, 그리고 국회의원 불체포, 국회의원 특별활동비 모두 폐지하고 의원출마자는 해당 지역구에서 투표일 기준 최소 5년간 계속 거주한 사람에 한하여 후보 등록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한다.(siki***)
현실성 없습니다. 그리고 반대합니다. 무능한데 특권 없는 입법부라면 오히려 더 힘 있는 사람에게 휘둘리기 쉽고 입법부 자체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우리 국민의 목표는 유능하고 유능한 만큼 외압에 흔들리지 않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입법가)을 만드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도 국회의원 숫자가 적은 편이죠. 국민의 뜻을 잘 전달하려면 오히려 수는 늘리고, 대신 유능한 사람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은 악한 소수를 대변해서 문제가 큽니다. 동성애 지지가 웬 말입니까? 문신하고 등 다 드러내고, 국회 앞에서 그게 뭐하는 거냐구요?(kid3***)
저도 류호정 의원의 퍼포먼스를 좋게 보진 않습니다. 국회의원은 입법으로 전문성과 효율성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의당이 동성애에 찬성하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개인과 자유를 옹호하는 분들이라면 어느 당이든 상관없이 당연히 지지해야 해요. 개인을 소중하게 여기는 현대 사회에서 '남이사' 정신으로 간섭하지 않을 것을 제안합니다.
당명을 심상정 개인 당으로 해라. 어차피 심상정 마음대로 하는 당이잖아? 책임도 심상정이 지는 게 맞잖아?(shin***)
소수 정당은 어쩔 수 없이 특정 개인에 의해 표현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심상정 의원은 진보 정당 역사 그 자체기도 하고요. 진보 정당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게 20년도 채 안 됩니다. 대중의 관심을 받은 역사가 짧기 때문에 그만큼 대중이 인식할 수 있는 정치인 숫자도 제한됐겠죠. 물론 당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긴 합니다. 
정의당이 나아지길 기대하기보다, 좀 더 나은 대안 정당이 나오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듯싶네요.(keiz***)
대안 정당이 나오면 많이 지지해주세요. 그런데 그만큼 정치적 역량을 가진 진보 세력이 없는 것 같아요. 이번 6·1지방선거에서도 보였듯이요.
진중권 같은 놈이 여기 또 있네, 소속은 정의당 하는 짓은 민주당 까기. 정의당이 왜 폭망했는지 제대로 알고 씨 부리냐?(bjja***)
먼저 저는 정의당 당원이 아닙니다. 진중권 씨나 저처럼 경계에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회를 끊임없이 개혁하려 하고, 기존의 문제를 비판하고 바꿔나가려고 하는 게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진보가 자유, 평등, 개인과 나라의 풍요를 증진해야 하는데 지난 5년간 크게 실패했죠. 실패한 정도가 아니라 역행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국민이 심판한 것이고요. 경계에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건 이렇게 생각하는 진보 활동가가 많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진중권 씨가 진보를 재건하기 위해 자기반성을 하듯 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여기저기서 왕따를 당하죠. 돈벌이가 안 됩니다. 

한지원의 원 픽(PICK)

정의당은 분명 그들이 내세우는 진보적인 가치를 국민들에게 설득할 공통의 문제를 해결해낼 획기적인 정책도 가져야만 합니다. ‘진보다움’의 다양성을 다시 한번 재고해야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yuje***)

진보는 자기 평가를 통해서 재건되어야 합니다. 기존에 ‘진보’라고 불리운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우리가 어디서부터 무엇을 잘못해왔는가를 한번 잘 따져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정의당은 자신이 정부를 운영한다면 어떤 가치를 내세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합니다. 저성장, 고령화, 기후 위기, 각종 핵 위협, 군사 문제 등 국정 운영의 주요 문제를 놓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추구할 수 있을지 다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