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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김치는 억울하다…급식에 자꾸 '개구리 사체' 나오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서울 한 고등학교 급식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15일 서울 한 고등학교 급식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서울 고등학교 급식에서 지난달 30일에 이어 보름 만에 또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열무 반찬을 식단에서 제외하는 대책을 내놨다.

15일 서울 중구의 한 여고 급식으로 나온 열무김치말이국수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강서구 여고 급식에서 발견된 개구리 사체는 열무김치에서 나온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여름방학 전까지 열무김치를 식단에서 배제하고 다른 식품으로 대체토록 조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크기 작고 색깔 비슷해 구별 어려워

열무 [중앙DB]

열무 [중앙DB]

급식 업체들은 친환경을 강조하는 학교급식 특성상 원재료에 청개구리, 민달팽이 등이 섞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5無 급식(잔류농약, 방사능, 항생제, 화학적 합성첨가물, GMO 없는 급식)’을 추진해오고 있다. 또 초중학교에서 학교급식용 식재료의 70% 이상을 친환경 농산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열무 반찬에서 개구리 사체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 시교육청은 지금이 개구리가 활동하고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급식에서 나온 청개구리는 몸길이가 2~4cm로 개구리 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이고 5, 6월에 주로 활동한다.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 관계자는 “열무와 색이 비슷하고 개구리가 워낙 작아서 눈에 잘 안 띈다”고 말했다.

급식 방식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열무김치는 다른 반찬류와 달리 학교에서 조리하지 않고 완제품 형태로 납품받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배추김치는 배추 형태로 받아 학교에서 써는 과정에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지만 열무는 그대로 배급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열무김치말이국수도 국수에 열무김치를 고명처럼 올려놓는 형태였다.

급식 업무 과다…서울시교육청 “위생관리 강화할 것”

일각에서는 교육청의 '열무김치 금지령'이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특별히 열무에 개구리가 많이 들어가는 건 아니다”라며 “농가에서도 출하할 때 검수를 꼼꼼히 해야 하지만 갑자기 식자재를 쓰지 말라는 건 근시안적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농가에선 계약 물량에 맞춰 재배 준비를 해왔는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체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학교에서 검수가 안된 것도 문제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이물질이 나온 여고를 포함해 공동급식을 하는 4개 학교에선 당일 열무김치만 137kg이 입고되는 등 업무량이 과다해 제대로 된 검수가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물질이 검출된 열무김치를 전량 폐기하고 문제가 된 업체를 상대로 식품위생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상담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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