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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금지' 중국산 낙태약 몰래 들여와 비싸게 되판 일당 검거

중앙일보

입력

적발된 중국산 낙태약. 사진 인천본부세관

적발된 중국산 낙태약. 사진 인천본부세관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중국산 불법 낙태약을 미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일당이 검거됐다.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 약사법 등 위반 혐의로 A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중국산 낙태약 5만7000여정(시가 23억원)을 밀수입해 미국산으로 속여 불법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적발된 약품은 중국에서 유통되는 '미비사동편, 미색전렬순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정식 수입할 수 없는 불법 의약품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해당 의약품은 자궁 외 임신이나 병합 임신 같은 경우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고, 불완전 유산, 자궁출혈 및 감염, 구토, 설사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은 중국 현지에서 구입한 중국산 낙태약을 의류나 주머니 속에 숨긴 뒤 특송화물을 통해 개인용 소량 의류인 것처럼 가장해 국내로 들여왔다.

밀수입한 후에는 미국에서 정식 유통되는 미국산 낙태약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포장 갈이' 한 뒤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이용한 개별상담 방식으로 은밀하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수술하지 않고 안전하고 간편하게 약물로 낙태를 진행하세요"라는 문구로 구매자를 현혹하고, 전문교육을 받은 약사인 것처럼 상담도 진행하며 구매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들은 중국에서 9정 1세트에 6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으로 구입한 약품을 구매자들에게는 9정 1세트에 36만원 상당의 가격으로 판매해 총 22억8000만원을 챙겼다.

또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낙태약 판매대금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여러 개의 차명계좌만을 이용해 송금받았다. 입금된 낙태약 판매대금은 즉시 외국인 명의의 다수 계좌로 분산해 출금했다.

인천본부세관은 도주 중인 밀수·판매 총책 B씨 등 중국에 있는 공범 3명도 국제 공조수사로 추적하고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불법 의약품 밀수입 행위를 엄정히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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