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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가족들 고통, 가늠할 수 없다”…‘허망한 이별’ 방화사건 분향소 찾는 발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라고 적힌 현수막이 빈소에 내걸렸다. 빈소에는 영정사진 대신 위패가 세워졌다.

10일 대구지방변호사회가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9일 발생한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합동 추도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대구지방변호사회가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9일 발생한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합동 추도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변호사사무실에서 지난 9일 발생한 화재사건 희생자 6명을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빈소 바깥 복도에는 대한변호사협회와 각 지방 변호사회, 검찰 등 법조계에서 보내온 화환이 복도 가득 늘어섰다.

본격적인 조문은 이날 오후 6시쯤부터 시작됐다. 고인과 친분이 있는 동료와 지인들이 빈소에 줄지어 서서 차례대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숨진 김모(57) 변호사와 친분이 있다는 한 변호사는 “어려운 사람을 항상 생각하고 자신이 먼저 희생하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착실하게 살아온 분이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셔서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법조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후 7시10분쯤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한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가족들의 고통 얼마나 클지 가늠할 수 없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이번 사건이 명백히 규명되고 신속히 피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후 개별 빈소를 돌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불이 난 변호사사무실에서 과거 근무했다는 남성은 “하루 아침에 가족 6명을 잃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제화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한 장관은 “행정부에 있는 한 관료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된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된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합동분향소를 찾은 주영환 대구지검장은 희생자들을 추모한 뒤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정상적인 변호 활동이 침해받지 않도록 가능한 부분에서 제도적 보완을 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도 조문을 한 뒤 “워낙 황망한 사건이라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방화 용의자가 사망해 피해자 구제를 어떻게 해야할지 숙고해보겠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갑)도 “격정이나 분노로 인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고민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들과 일면식이 없어도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빈소를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김모(54)씨는 “여러 곳에 물어봐도 고인들이 어디에 모셔졌는지 알려주지 않아 어렵게 찾아왔다. 허망하게 간 분들에게 인사하고 싶었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10일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합동 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10일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합동 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고인들의 빈소에서는 구슬픈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가족의 변고를 받아들이지 못한 유족들이 통곡을 하다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부축을 받으며 빈소를 걸어 나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례는 유족과 논의를 거쳐 우선 대구변협회장장(葬)으로 치러지고 있다. 역대 대구변협회장과 원로들이 장례위원회를 꾸렸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은 “장례를 대구변협회장장 대신 대한변협회장장으로 치르는 문제를 규정에 따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합동분향소는 13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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