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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소주 진열대 텅텅빌라, CU·GS25·세븐일레븐 본사 화물차까지 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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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파업 사흘째인 9일, 소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편의점 업계가 본사 화물 차량을 직접 주류 공장으로 보내 물건을 긴급하게 이송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업계는 소주 물량 부족 상황이 심화하면서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 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투쟁 강도를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차량으로 각 공장의 정문을 막아 비노조원 운송 업무도 방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와 GS25, 세븐일레븐은 본사 화물 차량을 긴급하게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 보내 물량을 받아오고 있다. 이마트24도 본사 차량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파업을 예상하고 있어서 물량을 확보해 각 편의점에 공급하는 건 이상이 없다”면서도 “2주 이상 지속하면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본사 화물차량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점포에 보내는 소주의 물량 제한도 확대되고 있다. CU는 전날부터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과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에 대한 발주를 점포당 하루 1박스씩으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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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는 맥주 공급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오비맥주 이천·청주·광주 공장 3곳에서 생산된 맥주 물량 출하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물류 위탁사 소속 화물차주 대부분이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현재 해당 공장의 맥주 출하량은 평소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오비맥주 이천·청주공장은 카스 등 국산 맥주를, 광주공장은 해외 브랜드 맥주와 수제 맥주를 생산한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 4500여 명이 전날 철야 대기를 했으며, 일부 지역에선 운행 중인 화물차를 상대로 계란을 던지는 등의 운송방해 행위도 발생했다.  전날인 8일 오후 6시40분쯤에는 충남 서산의 대산공단에서 정상운행 중인 화물차를 몸으로 막은 화물연대 조합원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화물연대 조합원(2만2000여 명)의 37%인 8100여 명이 집회 등에 참석한 것으로 집계했다.

산업현장에서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물품을 내리지 않고 곧바로 회차해 돌아가는 탓에 생산라인 가동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수도권의 시멘트 공급기지인 경기도 의왕에서도 평소 운행하던 3000여 대 차량 대부분이 멈춰 서면서 시멘트 출하가 사실상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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