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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민주당, 내가 하면 '양념'이고 남이 하면 '혐오'냐"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민주당이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막기 위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내가 하면 양념이고 남이 하면 혐오냐"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한 집시법 개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막기 위함"이라며 "심한 욕설과 혐오를 조장하는 시위는 반대한다. 하지만 과연 민주당이 헤이트스피치 중재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헤이트스피치의 원조는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의원 등 유력인을 비판하거나 당론에 반대하는 의견엔 문자 폭탄이 쏟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이재명 의원을 비판한 민주당 중진 의원 사무실 앞에 조롱하는 대자보가 붙었다"며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뒤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치매아니냐'는 인신공격성 대자보 테러를 받은 것을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문 전 대통령은 이를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으로 비유했다"며 "내가 하면 양념이고 남이 하면 혐오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이 (자당 강성지지층의) 문자폭탄엔 말 한마디도 못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집시법을 개정한다면 그것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민주당은 강성 팬덤과 먼저 결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앞두고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입법폭주'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입법폭주는 오만함이며, 그 때문에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민주당이 법사위를 고집하는 것은 아집과 오만의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이자, 극단주의자들에게 당이 휩쓸리고 있다는 뜻"이라며 "민주당이 법사위원장만 양보하면 원구성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혁신과 쇄신, 반성을 외치는데 중요한 건 행동"이라며 협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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