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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 나왔다…'尹사단 막내' 이복현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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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7일 금감원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7일 금감원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윤석열 검찰 사단의 경제 특수통이었던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7일 임명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임시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 전 부장검사를 금감원장 후보자로 임명 제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임명했다. 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메타버스와 빅테크, 가상자산 등 새로운 개념이 이미 일상이 된 현실에서 금융 시장과 민간의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를 점검해 제도적인 것과 제도 외적인 규제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가 불가피한 영역에선 합리성과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해 시장 참여자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겠다”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불공정 거래 근절은 시장 참여자의 신뢰를 제고해 종국적으로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공인회계사(CPA) 시험과 사법시험에 동시 합격했다. 검찰 내의 대표적인 금융·경제 수사 전문가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을 역임하는 등 검찰 재직 시절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 업무에 참여했다.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와 국정농단 특검 수사를 함께한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 인사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중 기수가 가장 낮아 ‘윤석열 사단의 막내’라는 별명으로도 통한다. 윤 대통령이 2006년 대검 중수1과장으로 현대차 비자금과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사건을 담당할 때 군산지청에 있던 이 원장도 수사팀에 차출돼 호흡을 맞췄다.

이 원장은 삼성그룹 관련 수사를 자주 맡아 업계에선 ‘삼성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도 파견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를 담당했다. 당시 특검팀은 2차례에 걸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이 부회장을 구속했다.

당시 특검팀에 특별수사관으로 근무했던 한 변호사는 “당시 2차 구속영장 청구를 위해 이 원장이 집요하게 자료 수집을 했다”며 “이 부회장을 구속한 뒤 법조계에선 이 원장이 금융·조세 범죄 수사 전문가로 통했다”고 말했다.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사건도 이복현 부장검사가 맡아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 원장에 대해 금감원 내에선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한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지만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본 만큼 현재 금감원이 해결해야 하는 금융기관 감독과 경제위기 상황 관리 등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 출신 이 원장이 금융을 보는 시각이 범죄 수사에 치우칠까 우려된다”며 “금감원이 마치 검찰 경제범죄형사부처럼 전 정부와 관련 있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을 정파적으로 재조사한다면 금융감독 기관에 대한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자 이에 반발하며 검찰에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그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e-pros)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직접 수사했던 2006년 론스타 사건과 2010년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 등을 언급하며 “기업이 부당하게 사주 일가를 지원하고, 대기업이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하던 잘못된 관행이 줄어든 건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합쳐진 것이지만 적어도 위 수사들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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