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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선제골, 손흥민은 센추리클럽 자축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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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손흥민(가운데)이 득점 후 황희찬(왼쪽) 등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가운데)이 득점 후 황희찬(왼쪽) 등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 추가시간 상대 아크서클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 키커로 나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수비벽과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한 뒤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오른발로 정확히 감아 찬 볼은 절묘하게 휘어지며 골문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개인 통산 A매치 100경기 달성을 자축하는 멋진 골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 한국 이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강호 칠레(28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손흥민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오는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 우루과이전을 대비한 실전 모의고사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을 키웠다.

손흥민(등 번호 7)이 자신의 100번째 A매치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 [뉴시스]

손흥민(등 번호 7)이 자신의 100번째 A매치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 [뉴시스]

한국은 칠레와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1무1패에 그친 아쉬움을 씻어내며 상대 전적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전(0-1패)과 지난 2일 브라질전(1-5패) 등 A매치 연패의 그림자도 씻어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이 꺼내 든 변칙 카드가 먹혀들었다. 빌드업 위주의 4-2-3-1포메이션을 유지하면서도 손흥민을 원톱으로 올리고 황희찬을 왼쪽 측면에 배치하는 등 선수 기용 방식에 변화를 줬다. 공격형 미드필더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이 폭넓은 움직임으로 공격 흐름을 이끌었고, 주로 2선에 서는 황인범(서울)은 3선의 정우영(33·알사드) 곁으로 내려가 함께 허리라인을 받쳤다.

선제골은 전반 12분에 나왔다. 역습 상황에서 상대 왼쪽 측면을 허문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위력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주로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던 황희찬을 반대편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 배치한 벤투 감독의 변칙 전술이 먹혀든 장면이었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이 한국-칠레전을 관전하고 있다. [뉴시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이 한국-칠레전을 관전하고 있다. [뉴시스]

후반 7분엔 공격형 미드필더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돌파를 저지하던 상대 윙백 알렉스 이바카체가 거친 백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고, 경기 분위기는 벤투호 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일방적인 흐름 속에 에이스 손흥민이 잇달아 상대 위험지역을 헤집으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간발의 차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후반 21분과 27분 회심의 왼발 슈팅이 골 포스트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경기장 전광판에 아쉬움 가득한 손흥민의 얼굴이 비치자 관중석을 가득 메운 4만135명의 관중이 탄성을 터트리며 박수로 격려했다.

골 갈증은 후반 추가시간에 풀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23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의 정확한 킥 능력이 A매치에서도 빛을 발했다. 한준희 축구해설위원은 “앞서 치른 브라질전과 비교해 공·수 전환과 방향 전환 속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둘을 두는 등 변화를 시도한 것도 긍정적”이라면서 “전술적 융통성 측면에서 희망을 본 경기”라고 말했다.

고 유상철 전 감독 1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 카드섹션. [연합뉴스]

고 유상철 전 감독 1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 카드섹션. [연합뉴스]

경기 종료 직후 열린 A매치 100경기 출전 기념식에서 손흥민은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팬들은 힘찬 박수와 환호로 의미 있는 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에서 A매치에 데뷔한 손흥민은 두 차례(2014·18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등 11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한 끝에 100경기 출전기록을 세웠다. 한국 선수 중 통산 16번째로 A매치 100경기 고지에 오르며 조광래, 박지성 등 레전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편 일본(FIFA랭킹 23위)은 6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A매치에서 후반 32분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네이마르는 지난 2일 한국과의 원정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2골을 터뜨린 데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일본전에서 통산 9번째 골을 기록, ‘일본 킬러’의 면모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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